"비서들, 싫다는 얘길 안 해" 박원순 과거 발언 재조명

입력 2020-07-11 13:48   수정 2020-07-11 14:04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직 비서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후 10일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되면서 생전에 출연했던 한 예능프로그램이 재조명 받고 있다.

고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 2월 정규 편성 전 파일럿으로 방송됐던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해 비서관들과 함께하는 일과를 공개했다.

박원순 시장은 "새벽 6시, 체감 온도 영하 15도 날씨임에도 건강을 위해 비서관과 함께 조깅을 한다"고 밝혔다.

함께 출연한 연예인들이 "(비서관들에게) 새벽 조깅 의사를 물어본 적이 있었냐"고 물어보자, 박원순 시장은 "한 번도 싫다는 얘길 안해서"라고 답하며 웃었다.

한 연예인이 "조깅을 하는 건 근무 시간이 아닌데, 시간외 수당을 주시냐"고 묻자, 박원순 시장은 "건강을 생각해서 함께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비서는 "몇 달 전에 다리를 살짝 삐었는데 조깅을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또한 박원순 시장은 가족과 외식 약속이 있던 직원에게 "저녁을 같이 먹자"고 제안했다.

연예인들이 이를 지적하자 박원순 시장은 "아니, 얘기를 하지"라고 말했고, 한 연예인은 "가족들이랑 약속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냐"고 재차 지적했다.

한편 박원순 시장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미투 폭로자는 현재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시장의 전 비서 A씨는 지난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 사건 고소장을 접수하고 변호인과 함께 조사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본인 외에도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박원순 시장이 두려워 아무도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피해자 A씨의 고소장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2016년 이후 집무실에서 A씨를 지속적으로 성추행 및 성희롱을 했다.

A씨는 서울시청의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도움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완곡한 거부 의사를 표현했으나 박원순 시장의 성적 수치심을 주는 대화는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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