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銀産분리 도그마에 빠져 규제 못없애면 투자 안 살아나"

입력 2020-07-12 17:51   수정 2020-07-13 01:13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화성을·3선·사진)은 12일 “은산(은행-산업) 분리 도그마에 빠져 기업 투자 규제를 없애지 못하면 경제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으로 최근 대기업 지주회사에도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도입을 허용하자는 법안을 낸 이 의원은 이날 한국경제신문·한경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대기업이 투자를 잘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국회의 역할”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삼성 등 일부 회사는 신용도가 높아 국가보다 더 싸게 해외에서 돈을 조달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그럼에도 4차 산업혁명 급변기에 일감 몰아주기, 편법승계 악용 가능성 등을 이유로 대기업이 벤처투자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민주당의 대표적 경제통으로 꼽히는 이 의원은 CVC법뿐만 아니라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기업 상속 활성화법 등 기업 규제 개선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선 민주당 ‘가업상속 및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아 상속·증여세 감면 확대 방안을 마련한 바 있는 그는 “중견기업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기업 상속·승계 문제고, 이를 전향적으로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상속세 때문에 기업인들이 감옥에 가는 게 현실”이라며 “이를 풀어주지 않으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상속·증여세를 없애면 좋겠으나, 당장 그러지는 못해도 공제 규모 확대 등을 통해 기업 승계를 원활히 할 수 있는 요건을 만들어 기업인들이 감옥에 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원욱 미친놈’ ‘부자 편든다’고 하겠지만 떳떳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여당 의원 중 이례적으로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직접 고용 문제에 대해 “청년들이 분노하는 것은 공정을 잃은 것에 대한 저항”이라는 반응을 내놔 주목받았다.

기본소득제에 대해선 “기존 복지 체계를 허물고 모든 사람에게 돈을 주자는 것은 불평등 구조를 더 심화시킬 뿐”이라고 반대했다. 그는 “국민 1인당 월 100만원씩 준다면 연 600조원이 필요한데,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 계산해보면 도입해선 안 된다는 답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집값 폭등과 관련해선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 적극적 공급 확대 정책을 주문했다. 그는 “재건축 규제를 풀어도, 그러지 않아도 집값이 오른다면 공급 확대로 어느 정도 값이 오르는 것을 용인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대해선 “어느 기업에는 문을 닫는 결정적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지금 워낙 비상사태여서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홍영식 한경비즈니스 대기자/이동훈 기자 yshong@hankyung.com

인터뷰 상세 내용은 한경비즈니스 1285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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