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넘치는 유동성에도 '아파트'를 대상으로 각종 대책을 내놓으면서 오피스텔이나 상가, 지식산업센터(지산) 등으로 돈이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6·17대책과 7·10대책은 다주택자과 갭투자를 잡겠다는 게 골자다. 각종 세금을 늘리고 실수요자가 주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침이다. 이러한 대책이 아파트로 쏠리면서 오피스텔, 상가, 지산 등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가벼워 보이고 있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을 적용 받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규제 대상이 아니다.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다보니 여러 개 갖고 있더라도 부동산 보유세가 중과되지 않는다. 심지어 다른 아파트나 빌라가 없다면 무주택자로 간주되기까지 한다. 주거용 오피스텔이라고 하더라도 거주의무는 없다.
때문에 신규 분양되는 오피스텔은 물론 기존의 미분양이나 판매가 어려웠던 상가까지 줄줄이 팔려나가고 있다. 특히 규제지역에서는 이러한 분위기가 더욱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아파트 투자가 어려워진 탓이다.
서울 여의도에서 나온 오피스텔, 상가는 순식간에 완판(완전판매)이 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짓는‘힐스테이트 여의도 파인루체’ 오피스텔 210실이 계약 개시 6일 만에 모두 계약을 완료했다. 상가인 힐스에비뉴 여의도 근린생활시설 39호실은 계약 당일에 마감됐다. 6·17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이 된 경기도 의정부에서도 오피스텔 완판소식이 나왔다. 현대건설의‘힐스테이트 의정부역 ’60실로 계약당일에 모두 팔려 나갔다.
지식산업센터도 예외가 없다. 옛 동화약품 자리인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에 들어서는 '안양 아이에스비즈타워 센트럴'은 약 90%에 육박하는 판매를 나타내고 있다. 이 단지는 63빌딩의 1.5배 규모인데다 안양에서도 손꼽이는 대규모 센터다보니 장기 판매가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2·20대책으로 만안구가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고, 6·17대책까지 이어지면서 유동성 자금들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분양을 담당하고 있는 우정선 실장은 "아파트 규제가 이어지면서 지식산업센터와 상가에 대한 문의가 급격히 늘었다"며 "주변에 지식산업센터가 예상되는 과천보다 분양가가 낮다보니 상대적으로 찾는 수요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규제가 예고된 광역시에서도 오피스텔, 상가들이 팔려나가고 있다. 부산에서는 오는 8월부터 아파트 분양권에 대한 전매제한이 강화될 예정이다.
부산 해운대 일대에 짓는 '해운대 중동 스위첸'은 396실 규모로 오피스텔과 52개의 상가 점포로 이뤄진 단지다. 오피스텔은 계약 시작 3일만에 모두 팔렸고, 상가 또한 모두 주인을 찾았다. 대구 달성군 다사읍에 조성되는 '다사역 금호어울림 센트럴'의 오피스텔(76실) 역시 계약이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오피스텔 거래시장을 분석한 결과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전국 기준, 올해 1월~5월까지 1만5769건이 공개됐다. 매매 실거래가가 최초 공개된 2006년 이후 동기간 평균 거래량(1만4155건) 대비 11.4%, 작년 동기간(1만2010건) 대비 31.3% 증가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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