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위’가 스마트 기기 제조사들의 새로운 전쟁터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제조사들이 심전도·혈압 측정 등 건강관리 기능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코로나 영향에도 시장 20% 커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137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악재 속에도 큰 폭으로 판매를 늘렸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17%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업체별로는 애플이 점유율 55.5%(760만 대)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13.9%(190만 대)의 점유율로 2위였고 8%(110만 대)의 가민이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 시장은 2016년 정점을 찍은 뒤 2017년부터 내리막을 걷고 있다. 기기가 나온 지 10년 가까이 지나면서 보급률이 높아졌고 기기의 상향 평준화로 제품 교체 주기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베이스트리트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2014년 23개월에서 지난해 33개월까지 길어졌다. 기기 제조회사들이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폴더블폰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 수준이다.
반면 스마트 워치는 새로운 성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제조사들이 건강 관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심전도, 혈압, 산소포화도 측정 등의 기능을 빠르게 추가하고 있다. 병원에 가거나 별도 기기를 구입할 필요 없이 평소에도 꾸준히 건강 관리를 할 수 있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장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애플, 하반기 신제품 출격 준비
신제품 경쟁도 치열하다.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는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하반기에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삼성전자는 다음달 5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신제품 공개 행사 ‘삼성 갤럭시 언팩2020’에서 갤럭시워치3를 공개한다. 이번 모델은 41㎜, 45㎜ 두 가지 크기로 나올 전망이다. 수면 추적을 비롯해 심박·혈압·심전도 측정 기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을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software as a medical device)로 허가받았다. 혈압과 심전도 측정 기능이 장착된 기기와 이 앱이 있으면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으로 측정 수치를 볼 수 있고 일·주·월 단위로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가능하다. PDF 파일로 저장해 공유하는 기능도 갖췄다. 갤럭시워치 액티브2를 통해 혈압 측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3분기에 심전도 측정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갤럭시워치3도 관련 센서를 갖춰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도 올해 9월 아이폰 신제품 행사에서 애플워치 시리즈6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열린 애플의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선 차기작에 장착될 최신 운영체제 워치OS7이 공개됐다. 수면 추적 기능과 손 씻기 감지 기능, 다양한 운동 유형 인식 기능 등이 추가됐다. 혈중산소포화도 측정 기능과 혈당 측정 기능이 새롭게 장착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선 막혀 있었던 심전도 측정 기능도 곧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애플코리아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식약처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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