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3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죽음과 관련해 "이 정권 하에서 가진 자, 있는 자, 행세하는 자들의 민낯이 여지없이 드러났다"라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개인적 소회를 포함해 드릴 말씀은 많지만 오늘은 공적인 내용만 길지 않게 말씀드린다"면서 운을 뗐다.
그는 "한 정치인의 장례식 형식과 조문에 대해 논란이 많다"면서 "국민들께서 많은 생각이 계시겠지만, 저는 이번 논란을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사회의 지향점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합리적 공론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바쁜 걸음을 멈추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는 "불행하게도 문재인 정권 들어 보통 국가, 보통 사회로서의 보편적 가치가 무너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닐 것"이라며 "한 사회나 공동체가 지속가능하려면 그 사회를 지탱하는 건강하고 보편적인 가치와 규범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에게 그것이 존재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투기에서 막말과 성추행에 이르기까지, 그들(현 정부 인사들)의 인식과 행태는 너무나 이중적이고 특권적이며 도덕적·윤리적으로 타락한 사회를 향해 가고 있다"라면서 "그 폐해는 단지 그들에서 끝나지 않고 사회 전체에 전염병처럼 번지고, 정의와 공정 그리고 도덕과 윤리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해 드러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족 행태는 이 정권이 도덕적·윤리적으로 완벽하게 타락한 집단임을 보여줬다"라면서 "단순히 반칙과 특권에 멈추지 않고 거짓과 위선의 이중성까지 겸비한, '불가역적(돌이킬 수 없는)' 타락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정권 사람들의 고위공직관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한 마디로 표리부동"이라며 "겉과 속이 다르다. 누구보다도 정의와 공정을 외치고 개혁을 말하지만, 말과 행동이 정반대인 경우가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는 "한 개인의 죽음은 정말 안타깝지만 그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는 결코 작지 않다"라면서 "이런 엄청난 충격적인 사건에도 바뀌는 것이 없다면, 대한민국은 행복과 번영의 길이 아니라 결국 낙하산도 없이 수천 길 벼랑 끝으로 달려가는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범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라면서 "무엇보다도 대통령을 비롯해 이 정권 하에서 권력의 핵심부나 언저리에서 행세깨나 한다는 사람들의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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