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니오와이즈 혜성, 일명 ‘C/2020 F3’(사진)를 이달 새벽 밤하늘에서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다.
이 혜성은 근지구 천체(소행성, 혜성 등)를 탐사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 니오와이즈가 지난 3월 27일 발견했다. 이 위성이 찾아낸 33번째 혜성이다. 이달 3일 수성 궤도 근처 근일점(태양 주변을 도는 천체가 태양과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을 통과하며 급격히 밝아졌다. 오는 23일께 지구에 가장 가깝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됐다. 혜성은 얼음, 먼지, 암석 등으로 구성돼 있다. 태양과 가까워지면 급격히 온도가 오르면서 가스, 구름 등으로 만들어진 긴 꼬리가 생긴다. 소행성과 마찬가지로 지구 충돌 가능성이 있는 위험물질로 분류된다.
천문연 관계자는 “최대 밝기를 지나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며 “오랜만에 나타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혜성으로, 지구 위협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이달 중순까진 일출 전 새벽 북동쪽 지평선에서 볼 수 있고, 중순 이후엔 일몰 후 북서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23일께 지구 간 거리는 0.69AU(천문단위)로 전망됐다. 1AU는 지구와 태양 간 거리인 약 1억5000만㎞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오랜 기간 혜성을 관측해왔다. 그래서 같은 혜성에 여러 이름이 붙어 있는 사례도 많다. 현대적인 혜성 명명법이 등장한 것은 1994년이다. 공전 주기가 200년 이내인 혜성은 ‘P/’를, 비주기 혜성은 ‘C/’를 맨 앞에 붙인다. 그 뒤에 발견 연도, 발견 월, 일련번호를 매긴다. 매 개월을 전반기(1~15일), 후반기(16~말일)로 나눠 I와 Z를 제외한 알파벳 24개를 붙인다. 가령 1월 전반기는 A, 후반기는 B, 2월 전반기는 C다. 니오와이즈 혜성 ‘C/2020 F3’은 2020년 3월 후반기에 발견된 세 번째 혜성이자, 비주기 혜성이란 뜻이다.
한편 궤도를 계산할 수 없을 땐 ‘X/’를 붙인다. 역사 기록에만 나타난 검증되지 않은 혜성을 말한다. 주기 혜성이지만 갑자기 사라지거나 쪼개졌을 땐 ‘D/’를 붙인다. 슈메이커-레비 9 혜성(D/1993 F2)이 대표적이다.
이번 혜성을 발견한 NASA의 탐사 위성 니오와이즈는 2009년 12월 발사됐다. 근지구 천체는 크기가 작고 어두워 거대 망원경을 사용해도 발견하기가 어렵다. 소행성, 혜성 가운데 근일점이 1.3AU보다 가까운 것을 근지구 천체라고 한다. 이들은 태양에 접근해 가열될수록 적외선 파장 영역에서 빛을 더 발산한다. 적외선 관측은 근지구 천체를 들여다보는 데 유용하다. 니오와이즈 위성은 이런 근지구 천체의 물리적 특성에 착안한 광대역 적외선 망원경을 통해 지구위협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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