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LS엠트론-스카이레이크 소송전... "기업가치 하락의 예견가능성 여부가 핵심쟁점"

입력 2020-07-13 09:57   수정 2020-07-1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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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7월10일(15:2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S엠트론이 '2018년 전자부품사업부 매각 무산'을 이유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최근 일부 승소했다. 법조계에서는 애초에 계약서상 '중대한 부정적인 변경조항(MAC)'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카이레이크 측은 1심 결과에 불복해 곧바로 항소했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은 LS엠트론이 스카이레이크를 상대로 "전자부품사업부 매각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2018년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소송가액 188억6750만원)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인수자 측인 스카이레이크가 인수합병(M&A)상 주식매매계약(SPA)의 불이행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지만, 손해배상액이 과다하다고 판단해 60%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양측은 2017년 10월부터 LS엠트론 전자부품사업부 등의 매매에 대해 의견교환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8년 3월 23일 LS엠트론은 전자부품사업부를 약 1886억원(기초매매대금)에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하기로 하는 SPA를 체결했다. 그러나 한달 뒤 스카이레이크 측은 "분할대상사업부의 2018년 1분기 실적하락에 따라 해당 기업가치가 예정된 매매대금의 10%이상 하락했다"며 계약 해제를 요구했고, 같은해 7월 거래가 무산됐다.

법조계에서는 양측 계약서에 해제사유로 적힌 '중대한 부정적 영향'에 관한 MAC조항이 구체적이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번 계약서상 MAC은 '기업가치가 최종매매대금의 10% 이상 감소시킬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경우'이되, 'SPA 체결 전에 매수인이 알았던 사건, 사유, 사정 등은 제외한다'고 기재돼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LS엠트론의 경영실적에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즉 MAC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사건들이 3가지 가량 있었다고 주장했다. LS엠트론은 스카이레이크와의 SPA계약 체결 전에 LG전자로부터 일부 제품 수주에 실패했으나, SPA계약 체결 이후에 스카이레이크 측에 수주 실패 사실을 알렸다. 이밖에 SPA계약 체결 이후에 삼성전자의 공급업체로 선정되지 못하거나 LG전자와 진행 중이던 또다른 개발사업이 중단되자 이를 스카이레이크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가 사실관계는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같은 사실을 스카이레이크가 사전에 예견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판단 하에, 기업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사유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스카이레이크가 LS엠트론 측에 건넨 인수의향서에서 "LS엠트론 전자부품사업부가 영위하는 사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의해 수주물량 감소 및 마진 압박 등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적시해 예견가능성이 있었던 사안이라고 본 것이다.

한 M&A 전문 변호사는 "통상 MAC에 해당하려면 양당사자의 귀책사유에 해당하지 않아야 하고, 현저하게 부정적인 영향이어야 하며, 예견가능성이 없어야 한다"면서 "양측이 MAC조항을 구체적으로 협상해 명시했다면 이같은 분쟁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그러나 "MAC조항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매도인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협상과정이 쉬운 게 아니다"면서 "법원이 MAC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인정하는 데 인색한 측면도 있어 분쟁이 발생하면 매수인의 리스크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스카이레이크 입장에서는 LS엠트론이 SPA 체결 전에 수주 실패 사실들을 고의로 은폐했는지 여부 등을 입증할 경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방안을 연구해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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