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카인의 종류는 수십 가지지만 아직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는 원인은 찾지 못했다. 종양괴사인자(TNF), 인터류킨-1 베타(IL-1β) 단백질이 유력한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사진)팀은 이와 정반대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면역학’ 7월 1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분리한 뒤 단일세포 유전자 발현으로 분석했다. 단일세포 유전자 발현 분석은 세포 하나에서 유전물질을 증폭시켜 분석할 수 있는 최신 기법이다.
그 결과 경증 환자와 중증 환자에게서 종양괴사인자와 인터류킨-1 베타는 비슷한 양이 검출됐다. 중증 환자는 인터페론이 특징적으로 많이 나타났다. 인터페론은 기존에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착한’ 사이토카인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영국 사우샘프턴병원 등 합성 인터페론을 개발하고 있는 병원만 15곳에 이른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과잉 염증을 완화하는 데는 오히려 인터페론을 차단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미국 예일대의 연구도 있다.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생쥐 모델에서 인터페론이 과잉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에 게재됐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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