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심사위원을 디캠프에 모아 온라인으로 프레젠테이션(PT)을 받을 예정이다. 김정태 회장 등 그룹 수뇌부도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기존 데모데이는 단순한 스타트업 기업설명회(IR)에 가까웠다. 주로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모태펀드 등 공적기금이 열었다. 입상 시 상금과 공간 제공 등의 특전을 주는 데 그쳤다.
하나벤처스 데모데이가 주목받는 것은 입상 업체에 지분 출자를 해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사업 초기 스타트업은 자금이 모자랄 때가 많다. 지난달 공고를 낸 뒤 특별히 홍보하지 않았음에도 국내 320여 개 스타트업이 대회에 참가한 이유다. 노화방지 솔루션을 개발하는 의료 스타트업인 ‘디파이’, 해외 부동산 플랫폼 ‘빌드블록’, 건강기능식품 배달 플랫폼 ‘닥터가이드’ 등 8곳이 결승에 올라갔다. 하나벤처스는 결승전에서 이들 중 6개 업체를 뽑아 각각 3억원(입선)에서 10억원(대상)을 지분 투자할 계획이다. 황보현우 하나벤처스 상무는 “평가된 기업 가치와 향후 성장성 등에 따라 예정된 규모를 넘어 추가 출자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생애주기에 맞춘 그룹 차원의 ‘토털 금융서비스’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벤처스와 하나대체투자운용이 기업금융 전용 펀드를 운용하고, 하나금융투자가 기업의 상장 전 투자(프리IPO) 및 기업공개(IPO)를 맡는 방식이다. 하나은행과 하나캐피탈·하나생명은 펀드에 돈을 대는 출자자(LP) 역할을 할 수 있다.
하나벤처스 데모데이를 계기로 하나금융은 계열사 연계 스타트업 육성·지원 프로젝트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올초 하나금융지주 주도로 ‘혁신금융협의회’를 만들고 내년까지 20조원 이상을 혁신기업 출자와 금융지원(대출)에 쓴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나금융은 2018년 말 국내 최초 민간주도 벤처투자 모자(母子) 펀드인 ‘하나-KIVC 유니콘’을 총 1100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도 했다. 이 펀드는 인공지능(AI), 2차전지 등 국내 성장단계 벤처기업 22곳에 투자했다. 펀드에 딸려 있는 자(子)펀드를 최근 4300억원 규모로 키웠다. 하나벤처스는 연 2회가량으로 스타트업 데모데이를 정례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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