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 변화가 가장 극적인 국가는 캐나다다.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만 해도 캐나다에서 시총 1위는 로열뱅크오브캐나다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 플랫폼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는 쇼피파이가 토론토증권거래소의 S&P/TSX지수에서 9계단 뛰어올라 1등 자리를 꿰찼다. 연초만 하더라도 쇼피파이의 시총은 598억캐나다달러로 로열뱅크오브캐나다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원자재 강국인 캐나다는 최근 금 가격이 뛰면서 세계 최대 금광업체 배릭골드가 시총 10위권으로 처음 진입한 것도 눈에 띈다.
영국에서는 제약기업이 HSBC홀딩스를 밀어내고 시총 1·2위를 모두 차지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받는 아스트라제네카가 1위로 뛰어올랐고, 시총 2위도 제약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차지했다. 올초만 해도 FTSE100지수에서 1위 기업은 HSBC홀딩스였지만 3위로 주저앉았다. 석유기업인 BP, 로열더치셸과 광산업체인 리오틴토 등도 최상위권에서 밀려났다.
일본에서도 제약업체의 강세가 눈에 띈다. 스위스 로슈 자회사인 주가이제약은 혈우병 치료제 판매 호조에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악템라’에 대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이 이뤄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시총이 연초 14위에서 7위로 뛰며 일본 최대 제약회사가 됐다. 소니와 닌텐도는 코로나19 여파로 콘솔게임 수요가 다시 늘어나면서 재부상했다.
독일은 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SAP가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전통 강자인 기계·자동차의 정체가 굳어지고 있다. 2위는 수소를 액체로 전환하는 액화수소 기술에 강점을 지닌 산업용 가스업체인 린데PLC가 차지했다. 자동차 부문에선 폭스바겐이 6위로 한 계단 밀려났고, 다임러 BMW 등은 스포츠의류업체 아디다스보다도 시총이 줄어들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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