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낀 새로운 드레스코드는 최근 몇 달 동안 신문, 방송,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보도됐다. 그래서 우리들에게 '마스크 드레스코드'는 일상의 풍경이 되고 말았다. 작가는 출퇴근 길 거리에서 만나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에서 기존의 보도사진들과는 다르게 작가 특유의 미학과 시선이 담긴 장면들을 포착해 냈다. 간결한 구도 속에 긴장감 넘치는 순간들이다.
버스정류장에서 마스크를 끼고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로봇처럼 서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사람들을 담은 작품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바이러스로 인해 경직되어가는 삶의 단면을 날카롭게 담아냈다. 시민들의 겉 모습은 물로, 전염병으로 인해 위축되고 있는 사회와 개인들의 심리를 특유의 감수성 넘치는 시선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의식주 생활의 3대 요소 가운데 의복(드레스 코드)은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우리의 형식이고, 내면이고 일상이다"며 "코로나를 겪으면서 시대를 이겨내고 있는 시민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백 씨는 호텔 창을 통해 보이는 풍경을 담은 '창(The Window)' 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프랑스 파리에서 세 차례 초대전을 가졌고, 한국 사진가로는 처음으로 모든 작품이 판매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한 작가는 한국의 풍경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담은 영문 에세이 겸 사진집 '마이 코리아(My Korea)'와 '마이 서울(My Seoul)'을 출간하기도 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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