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중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중국 투자자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파른 상승 뒤에 조그맣게 들려오는 불편한 얘기에 대해 집중해볼까 합니다. 중국 증시가 조만간 하락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14일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중국을 대표하는 상하이종합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1.77% 상승한 3443.29로 또 올랐습니다. 장중에는 3458.79까지 상승하면서 심리적 고점인 3500선에도 바짝 다가섰습니다.
종가만 놓고 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2018년 2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30일부터 10거래일 동안 단 하루(지난 10일)를 빼고는 모두 올랐습니다. 이 기간 동안에만 지수는 16% 넘게 급등했죠.
중국 증시 급등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인 통제와 코로나19로 추락하고 있는 경기를 방어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제 비관적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중국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지속 상승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들이 소수이지만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증시는 시점으로 봤을 때 올 3분기(7~9월)에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수로 보면 3200~2450포인트 사이에서 숨을 고를 것으로 관측됩니다.
하락 전망의 이유는 유동성(자금)이 이전 수준을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경기 회복세가 'V'자 반등을 끝낼 것이라는 점, 신종 바이러스 출현으로 경제 정상화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점, 미국 대선 경선이 본격화된다는 점 등입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중국전략팀장은 "배경을 놓고 보면 그간 중국 증시의 언제 급등해도 이상하지 않았다"며 "3분기에는 유동성의 정점 통과, 증권당국의 속도조절, 경기의 'W'자 회복, 2분기 소비·성장주(株) 실적 경계감 등으로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중국 투자 시점을 아예 오는 9월로 못 박은 전문가도 있습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이어 신종 돼지독감 바이러스, 흑사병 등 또 다른 감염병이 3분기 경제지표 회복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미국 대선 레이스가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중심리를 무기로 꺼낼 가능성이 높아 중국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이 같은 요인들이 9월에 중국을 지금보다 더 싸게 투자할 수 있는 국면으로 만들 것"이라며 "중국 투자를 고려한다면 이 시기를 공략해야한다"라고 권고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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