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 수혜주 '희비'…"중장기 투자가 답"

입력 2020-07-14 17:18   수정 2020-07-15 00:40

정부가 2025년까지 160조원의 재정을 투입할 ‘한국판 뉴딜’의 구체적인 종합계획을 14일 발표하면서 수혜주로 꼽히는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였다.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신재생에너지, 소프트웨어 업종의 일부 종목은 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반면 기대가 상당폭 선반영된 종목은 주가가 급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수혜 업종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커 나갈 산업인 데다 막대한 정책 지원까지 등에 업으면서 시장 주도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반짝 급등’에 주목하기보다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책 발표 직후 급락한 수혜주

14일 한국판 뉴딜의 양대 축인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의 수혜주로 꼽혀온 종목들은 희비가 갈렸다. 수소전기차 관련주로 분류되는 코오롱머티리얼이 8.69% 오른 것을 비롯해 시노펙스(19.45%) 세종공업(4.42%) 등은 전날에 이어 큰 폭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태양광 관련주인 LS ELECTRIC도 0.76% 상승했다.

반면 한국판 뉴딜 소식에 이달 들어 20~30%가량 폭등한 대부분 종목은 이날 급락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대로 투자자들이 움직인 것이다. 지난달 초부터 175%가량 주가가 뛴 연료전지 제조업체 두산퓨얼셀은 이날 11.42% 떨어졌다. 에스퓨얼셀도 11.6% 하락했고, 비트컴퓨터(-9.82%) 지엔원에너지(-7.85%) 효성중공업(-6.50%) 일진다이아(-4.74%) 씨에스윈드(-2.15%) 삼강앰엔티(-0.95%) 등 대부분 수혜 거론 종목이 하락했다. 비대면 대표주자인 카카오(-2.56%)와 네이버(-3.37%)도 주가가 내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경제와 산업, 증시에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이지만 4월부터 예고된 정책인 데다 지난주 발표 일정이 공개된 이후 크게 올라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며 “단기 서프라이즈 효과가 약화됐다”고 말했다.
“단타보다는 중장기 투자가 정답”
일반적으로 정책 등 효과로 인한 테마주는 실적이나 펀더멘털보다 기대감에 의존하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큰 편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번에 발표된 정책의 수혜주들을 ‘단기 테마주’ 관점에서만 보기보다는 성장주로 인식하고 중장기적으로 투자해볼 만하다고 했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 육성 산업인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비대면 업종 등은 정부 정책을 떠나 향후 먹거리가 될 분야이기 때문이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런 업종에 대한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이미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며 올 들어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상승률을 보인 종목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향후 시장의 주도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녹색성장’ ‘바이오 7대 강국 프로젝트’ 등 각종 정부 주력 사업의 관련 종목은 정책 발표 6~12개월 뒤에도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2009년 녹색성장 사업 추진 방안 발표 뒤 풍력에너지, 발광다이오드(LED), 태양광, 2차전지 등 테마주의 수익률은 6개월 기준 63.6%, 1년 수익률은 86.7%에 달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6개월 16.7%, 1년 42.8%를 기록했다.

2015년 바이오헬스 신산업 육성전략 발표 후에도 유가증권시장 제약 업종의 수익률은 6개월 30.6%, 1년 64.2%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모두 마이너스였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대형 프로젝트 경우엔 후속 정책도 잇따라 발표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투자심리에 계속 영향을 미친다”며 “6개월~1년 이상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며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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