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 걸그룹 생계 도우려 '섹시 댄스' 술판 워크숍 열어

입력 2020-07-14 18:59   수정 2020-07-14 19:01



소상공인연합회가 걸그룹을 불러 '술판 워크숍'을 벌여 논란이 된 가운데 행사 열흘만에 "연예인들의 생계가 어려워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해명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700만 소상공인들은 물론 국민들에게 심려를 드린 점에 대해 보도 내용의 진위 여부를 떠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가 됐던 논란이 됐던 행사와 관련해선 "2박3일 행사 중 두 번째 날 일정을 마무리한 후 저녁 식사 시간에 초대된 걸그룹 공연이었다"며 "연예인 그룹 역시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운 상황을 전해 듣고 최소 금액이지만 도움을 주고 단체장님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연예인 생계를 생각해 '술판 워크숍'을 벌였다는 해명에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최근 '미투' 등 젠더 이슈가 사회적인 화두가 된 상황에서 단체장들을 '위로'하기 위해 섹시 콘셉트의 걸그룹을 초대했다는 해명은 소상공인연합회 임원들의 젠더 감수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는 지적이다.

'술판 워크숍'을 둘러싸고 내부의 비판과 회장 책임론도 거세지만, 배 회장은 "의도가 아무리 정당하고 순수했다고 하더라도 시기적으로 국민들의 정서에 크게 반했다 생각한다"고 사과했지만,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전국 소상공인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경제단체다. 소상공인을 대변하고, 이들을 위한 정책 논의와 연구를 목적으로 하면서 정부의 지원까지 받고 있다.

문제의 워크숍은 지난달 25일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됬다. '전국지역조직 및 업종단체 교육 정책 워크숍'이란 타이틀로 진행됐다.

국민의 세금을 지원받은 소상공인연합회가 코로나19 시국에 워크숍을 연 것도 문제지만, 이 과정에서 걸그룹을 불러 술판을 벌인 사진이 공개되면서 충격을 안겼다.

특히 공개된 사진 속 걸그룹 멤버들은 짧은 핫팬츠와 몸매가 드러나는 톱 등 보기 민망한 수준의 의상을 입고 격렬한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었다. 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몇몇 남성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반응이다.

'술판 워크숍'에 대한 지적이 나온 후 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 노조는 코로나19 시국과 여론 상황 등을 고려해 여러 번 고언을 집행부에 전달했다"며 소상공인연합회의 위상이 나락으로 추락한 데 대해 "현 집행부가 명확히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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