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14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당사자의 인권 보호는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해 서울시 차원의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지난 9일 박 시장 사건이 불거진 후 민주당 여성 의원 명의로 입장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피해 호소 여성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피해 호소인이 '서울시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묵인 당했다'고 하는 만큼 꼭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 호소 여성의 입장을 고려해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진상 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 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며 "피해 호소인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 조치 또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피해 호소인에 대한 신상털기와 비방, 모욕과 위협이 있었던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시정에 차질을 빚고 국민들께 큰 실망을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차원의 성찰과 특단의 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을 포함하여 당내의 모든 성비위 관련 긴급 일제 점검을 당에 요구한다. 젠더폭력특별위원회 등 기존 제도를 종합 점검해 실효성 있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피해자가 안심하고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공공기관 내 성희롱·성추행 관련 예방·조사·구제·피해자 불이익 금지 제도화를 위한 입법도 추진하겠다. 고위 공직자의 젠더교육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성명서는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주도하고 민주당 소속 여성의원 전체 이름으로 나온 것이다. 앞서 야당에서는 성평등에 목소리를 내던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자기 편' 문제엔 침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