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충전 힐링여행…인생샷도 예술

입력 2020-07-15 15:23   수정 2020-07-15 15:25


태양이 빛나는 여름이 왔다. 예년 같으면 낭만적인 여행지를 찾아 휴가를 떠나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조심스러워졌다. 타인을 배려하면서도 안전한 여행을 떠날 수 없을까. 여름 시즌 새롭게 개방하는 여행지와 사회적 거리를 두고 즐길 수 있는 여행지라면 안심하고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행복하게 떠날 수 있는 여름 휴가지를 소개한다.
뉴트로 감성 여행, 당진면천읍성 성안마을

충남 당진시 면천면 성상리 일대는 ‘성안마을’로 불린다. 당진면천읍성(충남기념물 91호) 안에 터 잡은 마을이기 때문이다. 전남 순천 낙안읍성(사적 302호)과 충북 청주 상당산성(사적 212호) 마을이 우리나라 대표 성안마을로 꼽히는데, 당진면천읍성 성안마을은 분위기가 다르다. 옛 면천우체국을 리모델링한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과 동네 책방 ‘오래된 미래’, 책방과 나란히 자리한 ‘진달래상회’는 이곳을 감성 여행지로 만든 주역이다. 미술관과 책방에는 예쁜 휴게 공간이 마련돼 여행자를 위한 쉼터로도 손색이 없다. 당진면천읍성 성안마을의 따뜻한 감성을 잇는 아미미술관, 해돋이와 해넘이를 함께 만나는 왜목마을, 실제 전투함과 구축함 안팎을 다양한 전시 공간으로 꾸민 당진항만관광공사(옛 삽교호함상공원)도 당진으로 떠나는 여행길에 놓쳐선 안 될 곳이다.
길을 잃어도 괜찮아! 원주 미로예술시장
미로처럼 이어지는 골목을 따라 개성 있는 상점이 늘어선 강원 미로예술시장은 원주중앙시장 2층에 있다. 원주중앙시장은 1970년 건립한 2층짜리 철근콘크리트 건물을 재건축 없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시장은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4개 동으로 나뉜다. 각 동은 색깔이 조금씩 다르다. 가동은 오래된 양복점이나 금은방이 눈에 띄고, 다동은 체험 공간이 다양하다. 라동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음식점이 모여 있다. 벽화, 조형물, 일회용 카메라 자동판매기 등 골목 곳곳에 숨은 재미를 찾아보자. 원주레일파크 역시 버려진 공간을 활용한 명소다. 중앙선 폐선 구간 중 간현역과 판대역 사이 7.8㎞를 운행하며 갈 때는 풍경열차를, 올 때는 레일바이크를 탄다.
향기나는 바다 안산 바다향기수목원
경기 안산시 대부도 내 선감도에 자리한 바다향기수목원은 싱그러운 피톤치드를 마시며 드넓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수목원이다. 2019년 5월 문을 연 이곳에는 서해안에서 많이 자라는 소사나무와 곰솔 등 1000여 종, 30만 그루가 넘는 식물이 약 101㏊(30만여 평)에 서식한다. 바다가 너울거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생태 연못 바다너울원은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작품이 떠오르고, 장미원에는 ‘꽃의 여왕’이라 불리는 장미가 매혹적인 향기를 뽐낸다. 언덕을 따라 오르면 바다향기수목원의 랜드마크 ‘상상전망돼’가 나타난다. ‘모든 상상이 전망되는 곳’이라는 뜻으로 ‘대’가 아닌 ‘돼’를 붙였다. 깨진 도자기 조각으로 만든 오르막길도 명물이다. 바다향기수목원은 입장료가 없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7시, 월요일에 쉰다.

돌담과 한옥의 조화 상도문돌담마을
강원 속초에 있는 상도문돌담마을은 설악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앞으로는 쌍천이 흐르는 배산임수를 자랑한다. 마을에서는 유구한 역사를 담은 돌담에 주목해 2019년 3월, 상도문일리전통한옥마을이란 이름을 상도문돌담마을로 바꿨다. 구불구불한 골목에는 정감 어린 돌담과 한옥이 어우러지고, 돌담 위를 다양한 스톤 아트로 꾸민 돌담갤러리가 자꾸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집마다 대문이 없어 주민들이 문을 열고 환영하는 느낌이 든다. 마을에는 돌담 외에도 조선 후기 유학자 매곡 오윤환이 지은 학무정(鶴舞亭), 함경도식 가옥의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는 속초매곡오윤환선생생가(강원문화재자료 137호), 금강소나무 숲이 장관인 송림쉼터 등 볼거리가 많다. 상도문돌담마을은 언제나 열려 있지만, 주민이 거주하는 곳이므로 해가 진 뒤에는 방문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입장과 주차는 무료다.

하늘과 바다 사이를 걷다 남해보물섬전망대
2019년 12월 문을 연 남해보물섬전망대는 요즘 남해를 찾는 이들에게 가장 ‘핫한’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옥빛 바다 풍경도 아름답지만, 스릴 만점 스카이워크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 스카이워크는 공중에 강화유리를 설치해 하늘과 바다 사이를 둥둥 떠서 걸어가는 느낌이다. 2층 카페 클리프힐 외벽에 빙 돌아가며 설치한 난간을 걷도록 만들었다. 장비를 착용하고 천장에 달린 레일에 로프를 연결한 뒤 스카이워크에 올라 몇 발자국 걸으면 발아래 절벽과 바다가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인다. 남해보물섬전망대는 오전 7시~오후 9시 운영하며(연중무휴), 입장료는 없다.
스릴 혹은 판타스틱 출렁다리와 강천산단월야행

채계산출렁다리와 강천산단월야행은 전북 순창 여행의 새로운 아이콘이다. 지난 3월 개통한 채계산출렁다리는 코로나19로 한동안 출입을 통제하다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두 산등성이를 잇는 길이 270m 출렁다리로, 다리 기둥이 없는 무주탑 산악 현수교로는 국내 최장이다. 지상에서 높이는 75~90m에 달한다. 중간전망대, 채계산출렁다리 위, 어드벤처전망대 등 각각 다른 시점에서 채계산출렁다리를 만끽할 수 있다. 단풍으로 유명한 강천산은 밤 풍경이 더해 계절을 넘나든다. ‘강천산단월야행’은 2018년 8월에 시작했다. 단월(檀月)은 조선 시대 채수가 지은 한글 소설 《설공찬전》에 나오는 나라 이름으로, 소설의 줄거리를 테마로 강천산 입구부터 천우폭포까지 1.3㎞를 색색의 조명과 영상으로 꾸몄다.
꽃길만 걷자 금대봉 천상의 화원
강원 태백 금대봉(해발 1418m)과 대덕산(해발 1307m) 일대는 ‘천상의 화원’으로 불린다. 봄부터 가을까지 아름답게 피고 지는 들꽃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처럼 하얀 홀아비바람꽃은 나무 그늘 아래 다소곳이 자리하고, 산등성이에는 노란 피나물이 군락을 이룬다.두문동재 탐방지원센터와 세심 탐방지원센터를 꼭짓점으로 하는 금대봉 탐방은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두문동재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는 게 수월하다. 금대봉 탐방로는 해마다 4월 셋째주 금요일부터 9월 30일까지 개방하며, 인터넷 예약으로 하루 300명(1인당 10명 예약 가능)까지 입장할 수 있다. 탐방 기간 중 출입 시간은 오전 9시~오후 3시.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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