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나스닥100을 벤치마크로 하루 지수 상승폭의 세 배로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ETF인 ‘프로셰어 울트라프로 QQQ’에서 7월 둘째주 4억9100만달러(약 5923억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이 펀드의 설정 이후 주간 순유출로는 최대 규모다. 펀드 설정액은 연초 대비 3분의 2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ETF는 기술주 레버리지 ETF 중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상품이다. 나스닥100에 포함된 애플, 아마존, 알파벳, 테슬라 등의 종목을 담고 있다. IT 대형주들의 상승세가 그치지 않는 가운데 레버리지 ETF에서 돈이 빠져나간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규모 자금 유출이 투자자들이 추가 상승보다는 하락 반전 가능성에 베팅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한다. 실물경기와 주가 간 괴리가 크다고 판단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서는 IT 대형주로 구성된 나스닥100지수와 전통 우량주로 이뤄진 S&P500지수 간 수익률과 밸류에이션 격차가 벌어지는 점에 대해서도 ‘IT 버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나스닥100지수는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21.68% 올랐지만 S&P500지수는 같은 기간 0.47% 손실을 기록했다. 나스닥100지수의 과거 12개월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33배 수준에 달하지만 S&P500지수는 21배로 밸류에이션 차이도 크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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