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은 이번만이 아니다. ‘검언유착 의혹’ ‘정의기억연대 회계부정 의혹’ ‘조국 사태’ 등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이 나올 때마다 시민단체들의 고발전이 반복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회적 비용만 늘리는 ‘묻지마 고발’을 남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사회적 이슈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올려 진상을 규명하고 권력을 견제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들은 정부에 등록된 비영리 사단법인이 아니다. 변변한 사무실과 인터넷 홈페이지조차 없는 경우도 많다. 조직과 예산이 갖춰진 시민단체는 아니다. 모 단체의 대표는 뚜렷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발 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고발에 나서는 이유로 “사회정의를 위해서”라고 입을 모은다.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은 “언론의 의혹 제기-시민단체의 고발-검경 수사-사법부 판단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부정부패가 청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배 대표는 “돈 벌려고 고발하느냐는 공격을 당할까 봐 후원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부추기는 세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지만, 이들은 특정 정치세력과의 연관성을 모두 부인했다.
고발단체들은 ‘고발’이 다른 활동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고 말한다. 변호사 없이 단체 차원에서 고발장을 작성하는 사례가 많아 비용도 따로 들지 않는 데다 언론에 널리 보도돼 ‘홍보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묻지마식’ 고발이 적지 않아 수사력 낭비를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다. 검찰에 접수되는 고발장은 최근 몇 년간 증가하고 있는데, 혐의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불기소 처분되는 고발 사건 비율은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50%를 넘었다.
이인혁/남정민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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