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서로를 배려하는 말 한마디

입력 2020-07-20 09:00  

“젊은 꼰대 납셨네.” 학교에서 선배에게 자문을 구하던 후배들과 선배를 보며 다른 선배가 농담처럼 한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조언하던 선배는 “꼰대 같았나?”라며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은어인 ‘꼰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말이었지만, 오늘날엔 시대가 계속 변하는 와중에 새로운 문화를 거부하고 타인에게 자신의 생각만을 강요하는 고지식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 됐다. 알맞은 상황에 말한다고 해도 듣는 상대방도 기분 나쁘고 말하는 사람도 덩달아 찝찝해지는 말임에도 타인이 간섭할 권리가 없는 문제에 대해 오지랖을 부려 간섭하려 하는, 일명 꼰대 문화가 만연한 한국에서 꼰대라는 말이 널리 쓰이는 것은 1020 세대에게 당연한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상대방의 말이 권위에서 우러난 것인지, 진실한 경험인지에 대한 구분 없이 단순히 듣기 싫다는 이유로 ‘꼰대질’이라는 말 뒤에 숨어 어른들을 ‘꼰대’라고 치부하고 무시한다. 꼰대라는 단어가 일상화되고, 더 이상 어른들은 청소년들 앞에서 경험담과 조언을 꺼낼 수 없게 되어버렸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청소년들이 ‘꼰대’라며 자신의 경험을 존중해 주지 않는데 어떤 어른이 청소년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처럼 말 한마디는 상대방에게 보이는 내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메시지가 되고, 그 메시지는 상대방이 내게 어떤 정보를 제공해 줄지를 결정한다. 우리가 내뱉은 짧은 말로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어른들의 조언을 놓치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계속 이런 식으로 꼰대라는 말을 일상처럼 내뱉고 농담처럼 사용하다 보면 언젠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지도 못하고 내가 조언을 해줘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마음대로 도움을 줄 수도 없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 말할 땐, 지금 내뱉는 말이 내게 도움이 되는 말인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며, 누군가의 진실한 조언을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지 말고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유진 생글기자(대전신일여중 3년) tkstjchemdgk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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