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나를 믿을 수 있는 마음을 전해준 '대나무 이야기'

입력 2020-07-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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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온라인 수업 체육시간, 선생님께서 ‘대나무 이야기’에 관한 영상을 보여주셨다. 어떤 대나무는 아무리 물과 거름을 주고 잘 키워도 5년이나 땅 밖으로 고개를 내밀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한 번 땅으로 솟아오르면, 그 대나무는 5주 만에 20m가 넘을 정도로 빠른 성장을 이루어낸다.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결과가 노력만큼 보상해주지는 않고, 쏟은 시간과 노력에 비해 처참해서 좌절한 경험도 누구나 한 번은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이 대나무 이야기를 한 번씩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변한 게 아무것도 없지만, 사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힘들게 노력한 만큼 좋게 나오지 않는 결과라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그 시간과 마음은 결코 헛되지 않고 실력과 내면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나 역시도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마음이 상했던 적도 수없이 많고, 같은 자격증 시험에서 연속으로 떨어지면서 ‘나는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학교 선생님들은 실패하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없는 귀하고 값진 경험이자 용기라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어차피 결과가 좋지 않으면 과정이 어떻든 아무런 소용이 없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대나무 이야기 영상을 본 후 마음이 조금 바뀌었다. 좋지 않은 결과만 보고 나는 내 부족한 노력을 욕했고, 나의 모든 과정을 가치가 없는 시간 낭비로 여겼고, 나를 재능도 없고 목표도 없는 무기력하고 불성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누구보다 잘 아는 나의 노력을 무시하는 일이었다. 보이지 않더라도 나는 많은 실패를 겪고 힘들어하면서 분명히 성장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 성장이 지식에 관한 것이든, 인내심이나 자존감이든, 무언가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힘이든, 어느 것이든지.

지금 나는 목표를 위해 공부하고 노력하고 힘쓰며, 뿌리를 단단하게 내리기 위한 땅을 기름지게 만들고 다지는 중이다. 싹이 나지 않고 열매가 맺히지 않더라도 내가 만든 땅을 믿고 기다리자. 언젠가 그 땅에서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새싹이 나올 것이고, 그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서 풍성한 잎을 만들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조아라 생글기자(경민비즈니스고 2년) alba31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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