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가 미뤘던 회사채 발행을 재개한다. 우량 회사채 투자심리가 다소 개선됐을 때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다음달 초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잠정결정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조달 예정금액은 1500억~2000억원, 채권 만기는 3~7년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 말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두 달만에 다시 추진하는 채권 발행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5월 말 회사채를 발행하려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회사채 투자심리가 냉각되자 자금 조달일정을 연기했다. 4월에 이어 5월에도 한화건설, 현대건설기계, KCC 등 회사채 투자수요를 확보하는 데 실패한 기업이 잇따르자 ‘완판’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지속됐다.
‘AA-’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 발행여건이 다소 개선되자 서둘러 다시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 평가다. 정부가 20조원 규모 채권시장안정펀드 가동하고 저신용 회사채까지 매입하는 특수목적기구(SPV) 조성에 나서는 등 지원카드를 꺼내들면서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미매각 공포가 조금씩 진정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네 번째로 높은 ‘AA-’다.
3개월 전에도 무난히 채권을 발행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양호한 조건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4월 15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에 나서 36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두 배 이상의 수요가 모인 덕분에 발행금액을 2000억원으로 늘렸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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