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17개를 소유한 부자 트럼프는 우즈보다 더 많이 골프를 친다는 말을 듣는다. 코로나19로 미국인 사망자가 13만 명을 넘어선 지난 5월에도 골프장을 찾았고, 주한미군 감축 옵션 보고를 받은 직후인 이달 18일에도 라운딩을 즐겼다. CNN은 그가 취임 이후부터 최근까지 3년 반 동안 276번 골프장을 찾았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가 나보다 골프를 더 많이 쳤다”고 주장한 2015년이나, “미국 시민들을 돌보느라 골프 칠 시간조차 없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던 2016년이나 정직과는 거리가 먼 그의 발언록은 차고 넘친다. CNN 확인 결과 오바마는 트럼프와 같은 재임 기간 98회 골프를 쳤다. 이 기간 우즈는 34회 대회에 나갔다. 연습라운드와 프로암 등을 포함해 주당 6라운드로 환산해도, 트럼프의 276회에는 한참 못 미치는 횟수다. 그러고도 ‘언론의 가짜뉴스’라고 역정을 내는 게 트럼프다.
골프를 자신의 가치에 끼워 맞춘 것이니 후안무치(厚顔無恥)가 따로 없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만들자며 “4년 더”를 외치는 그의 도전은 오는 11월 심판받는다. 고지가 다가올수록 추락하는 지지율이 그의 앞에 놓인 숙제다.
미 대선이 있는 11월은 마침 우즈가 화려한 부활을 알린 마스터스가 열리는 때다. 코로나19로 7개월이나 연기됐지만 그는 올해 최고의 이벤트로 마스터스를 정조준하고 있다. 트럼프와 다른 건 고지에 다가갈수록 뜨거워지는 인기다. 부침이 심한 골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듯, 삶의 부침도 그대로 받아들인 결과다. 골프의 가치에 자신을 기꺼이 끼워 맞춘 그는 성추문과 여론의 비난을 받아들였고, 네 번의 허리 수술 이후 나락으로 떨어졌던 좌절을 인내와 희망으로 견뎠다. ‘인간적인’ 그의 변화에 팬들의 지지는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다.
우즈는 사생활로 흔들렸지만 원칙과 실력으로 새 역사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그가 스스로 만들어낸 도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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