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차세대 D램, 128단 낸드플래시로 승부수

입력 2020-07-20 15:23   수정 2020-07-20 15:25


올해 상반기에 반도체는 나홀로 빛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TV, 스마트폰 등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은 매출이 줄었지만, 반도체 분야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했다.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견실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업계에선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로 수요와 가격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반격 카드는 ‘기술’이다. 본연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 불확실성 시기를 넘겠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11월 2세대 10나노급 8기가비트(Gb) DDR4 D램을 개발했다. 기존 제품보다 생산성은 20% 향상됐고 전력 소비량은 15% 넘게 줄었다. 데이터 전송 속도 또한 DDR4 규격이 지원하는 최고 속도인 3200Mbps를 구현했다.

지난해 10월엔 16Gb DDR5 D램 개발도 완료됐다. DDR5는 DDR4를 잇는 차세대 D램 표준규격이다. 전력소비량은 30%가량 줄어든다. 전송 속도도 빠르다. SK하이닉스 제품의 전송 속도는 5200Mbps로 DDR4의 1.6배에 달한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지난 14일 DDR5 표준안을 발표해 금명간 DDR5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D램을 적층해 만든 초고속 D램 솔루션 HBM2E도 SK하이닉스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제품이다. 하이닉스는 이달부터 초당 3.6Gb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HBM2E 양산을 시작했다. 1024개의 정보출입구(I/O)를 통해 1초에 460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영화(3.7GB) 124편을 1초에 전달할 수 있는 현존하는 가장 빠른 D램 솔루션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HBM2E는 고도의 연산력을 필요로 하는 ‘딥러닝 가속기’ 등에 쓰인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지난해 개발한 128단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128단 낸드는 업계 최고 적층으로, 한 개의 칩에 3비트를 저장하는 낸드 셀이 3600억 개 이상 집적돼 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날아가지 않는 특성이 있다. 스마트폰, SSD 등에 주로 쓰인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차세대 176단 4D 낸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기술 우위를 통한 낸드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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