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의 기업워치]코로나에 공장 사고까지…악재 겹친 롯데케미칼, 회사채 수요예측 성공할까

입력 2020-07-20 13:22   수정 2020-07-2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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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7월20일(09:5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시장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공장 화재까지 줄줄이 악재가 겹치고 있는 탓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오는 28일 2000억원 규모 무보증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주관 업무를 맡았다. 21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해 발행 규모와 금리를 결정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수요예측 결과 기관투자가들의 호응이 좋으면 발행 금액을 최대 3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중 일부를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1000억원어치 회사채 상환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나머지는 올 하반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한국수출입은행의 차입금을 갚는 데 쓴다. 원재료 구매 등 운영자금으로도 일부 사용한다.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발행이 흥행에 성공할 지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AA+의 신용등급을 갖고 있다. 최우량 신용등급인 AAA의 바로 아래다. 신용등급은 우량하지만 석유화학업은 코로나19의 여파를 가장 크게 받고 있는 산업 중 하나다.

롯데케미칼은 기초유분부터 폴리머 제품까지 전반위에 걸쳐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종합석유화학 업체다. 2016년엔 삼성그룹에서 롯데첨단소재, 롯데정밀화학을 인수해 소재와 정밀화학 제품군으로 생산능력과 취급 범위도 넓혔다.

하지만 올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업 환경이 불리하게 바뀌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로나19가 연말까지 지속되고 완만한 회복세를 띠면 올해 석유화학 업체들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약 15%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산업의 중간재로 사용되는 석유화학 제품은 경제 성장률에 수요가 크게 좌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대산공장 화재 사고에 따른 일시적인 생산 중단까지 겪고 있다. 생산 설비 복구와 피해 보상 관련 비경상적 비용 발생으로 단기적으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올 1분기 롯데케미칼은 90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잉여현금흐름도 65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재윤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해 올해 연평균 유가가 지난해 대비 하락이 예상된다"며 "이는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을 떨어뜨려 석유화학 업체의 매출 감소를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코로나19가 1년 이상 지속되면 롯데케미칼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배수는 2.9배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EBITDA 대비 총차입금은 2배였다.

이미 롯데케미칼의 수익성은 2018년 이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불거진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에 미국 에탄크래커 순증설로 인한 공급 부담 확대로 2018년 연결 기준 12.1%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7.3%로 낮아졌다.

중장기 투자 관련 자금 소요도 기관투자가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이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유화 단지 건설 사업 등 올해부터 2022년까지 연결 기준 총 3조원 안팎의 자금 소요가 예정돼 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사업안정성과 영업실적의 저하, 이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 전망 등을 감안하면 코로나19가 앞으로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지속 기간과 전개 양상, 롯데케미칼의 재무안정성 저하 폭 등을 살펴 향후 신용등급 결정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올 3월 말 기준 3조7000억원에 달하는 보유 현금성자산과 유형자산을 활용한 추가적인 담보 여력 덕분에 재무적 융통성은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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