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과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단골 식당 주인이 이들이 자주 앉았던 테이블을 불태워 없앴다.
18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서 '75메인'이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잭 어덤은 식당 역사에서 이들의 이름을 지우고 싶어서 '화형식'을 벌였다.
와인스틴은 30여 년간 유명 여배우와 회사 여직원을 상대로 성폭행 및 성추행을 저질러 전 세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인물이다. 그는 1급 범죄적 성폭행과 3급 강간 등 혐의로 기소돼 올해 3월 1심에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았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미성년 성매매 등 성범죄 혐의로 지난해 7월 체포됐지만 한 달 뒤 수감 중이던 교도소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어덤은 이들이 자신의 식당을 방문하면 1번 테이블에 주로 앉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지역 주민과 식당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이 테이블을 도끼와 망치로 부순 후 라이터 용액을 부어 불태웠다.
주민들은 이를 지켜보며 "불타라, 엡스타인, 불타라!"고 외쳤다. 어덤은 "엡스타인이 이 테이블에 앉았다는 생각이 드니까, 이 망할 테이블을 불태워 아무것도 내 식당을 더럽히게 놔둬선 안 되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망치와 연료를 가지고 테이블을 부수고, 태운 후 쓰레기장으로 던져버렸다"며 "기분이 정말 좋았다. 이제 이 사람들 생각을 더 이상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화형식'으로 와인스틴과 엡스타인의 안 좋은 기운을 없애는 것과 더불어 "75메인은 여성을 학대하는 사람들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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