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부채규모가 사상 최대로 불어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2차 쇼크를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정KPMG가 20일 발간한 ‘경제에 울리는 경고음, 부채 리스크와 코로나 쇼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 세계 비금융기업 부채 규모는 74조400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48조달러) 대비로는 55% 늘었다. 회사채 발행 규모(13조5000억달러)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가파른 부채 증가추세로 인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322%)도 사상 최고기록을 새로 썼다.
기업 부채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 투자적격등급의 마지노선에 있는 BBB급(신용등급 BBB-~BBB+) 회사채 규모가 지난해 말 3조8000억달러를 기록하며 전 세계 회사채의 30%를 차지했다. 미국에선 하이일드 채권과 레버리지론 등 고위험 부채가 올 3월 말 기준 2조800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삼정KPMG는 이 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기업 부채가 부실화될 위험이 한층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교역이 대폭 감소하면서 주요 산업의 가치사슬(밸류체인)이 붕괴됐을 뿐만 아니라 생산과 소비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과거 팬데믹(대유행) 사례와 현재 백신치료제 개발 현황 등을 고려하면 연내 코로나19의 2차 유행 혹은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삼정KPMG의 분석이다. 조원덕 삼정KPMG 금융산업 리더(부대표)는 “관광, 소매유통, 에너지, 항공 등 여러 업종을 중심으로 한계기업들이 파산하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악화가 기업 유동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업 부채의 부실화로 금융권의 손실위험이 커져 경제위기가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정KPMG는 기업들이 이 같은 2차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원덕 리더는 “재무구조 개선방안과 각종 위험요인을 사전에 점검할 뿐만 아니라 체계화된 지배구조를 통해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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