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장보다 집에서 더 잘 걸려"…정은경의 가족감염 경고

입력 2020-07-20 16:08   수정 2020-07-21 02:06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사진)이 참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두 번째 논문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은 직장 등에서 접촉한 사람보다 감염률이 6.2배 높았다. 고위험군이 있는 가정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개인위생수칙 등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결과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 등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5706명의 접촉자 5만9073명을 분석했더니 가족 감염률은 11.8%, 지역 감염률은 1.9%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대규모 확산이 있기 전인 1월 20일부터 3월 27일까지 분석한 결과다.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은 10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지역사회에서 접촉한 사람은 100명 중 2명만 감염됐다.

정 본부장이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신종감염병(EID)에 실렸다. 정 본부장이 코로나19 논문 저자로 참여한 것은 올해 4월 발표한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논문에 이어 두 번째다.

정 본부장은 “10대, 60대, 70대가 확진됐을 때 가정 내 접촉자의 발병률이 높았다”며 “보호가 필요해 가족 간 더 많은 접촉이 일어날 위험이 높은 연령대”라고 했다. 그는 “60대와 70대가 확진자일 때 지역사회 발병률이 높았는데 이는 요양시설, 요양원 등 집단생활시설 노출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고위험시설에 대한 집중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올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6개월이 지났다. 대구 신천지발(發) 집단감염이 가장 큰 위기였다고 꼽은 정 본부장은 “마라톤을 뛰는 데 10㎞를 100m 달리기하듯 전력 질주하지 않았나 싶다”며 “장기전에 대비해 효율적 대응시스템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 사람 간 접촉을 줄이고 개인이 코로나19에 노출되는 것을 막는 개인방역과 사회방역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민들이 방역당국에 신뢰를 보내준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9일 26명이 추가돼 1만3771명으로 늘었다. 국내 감염은 4명으로, 5월 8일 1명 이후 73일 만에 가장 적었다. 하지만 19일 확진자가 1명 나온 서울 강서중앙데이케어센터에서 20일 8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서울에서만 이날 16명이 확진됐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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