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혜 생활경제부 기자)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화려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힙스터'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 디자인을 총괄하는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온 이후부터 '구찌=힙하다'는 이미지가 각인되기 시작했죠.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패션쇼를 열지 못하게 된 이 상황에서도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힙스터들을 위한 새로운 방식으로 신제품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 자신이 직접 등장해 신제품을 입어보는가하면, 구찌에 소속된 디자이너, 즉 모델이 아닌 일반인에게 신제품을 입혀보기도 했습니다. 마치 책상 위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것처럼 모델컷을 동영상 속에서 하나씩 화면에 붙여 보여주고, 차분한 목소리로 콘셉트를 설명하는 내러티브 방식으로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돋보입니다.
이른바 '에필로그 컬렉션'이라고 이름 붙인 구찌의 신제품은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직접 등장하는 스페셜 라이브 스트리밍, 또 신제품의 모델컷을 보여주는 비주얼 내러티브 방식의 동영상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신제품을 입고 등장한 모델 중에는 여성복 디자이너, 남성복 디자이너, 핸드백 및 주얼리 디자이너, 아동복 디자이너 등이 포함돼 화제가 됐습니다. 한국인도 유일하게 등장했는데요, 남성복 디자이너인 박민유 디자이너가 여성복을 입고 모델로 등장했죠. 일반인인데도 구찌의 화려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잘 소화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이젠 화려함의 시대는 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구찌는 '투머치'하다는 사람도 많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화려한 패턴과 패턴의 매치, 보색끼리도 대비시키는 과감한 스타일링이 부담스럽다는 겁니다. 또 계속 보니까 이젠 좀 질린다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늘 같은 자리에 안주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보다는 늘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브랜드에 박수를 보내고 그 제품을 소비하는 게 '힙스터'들의 심리입니다. '틀에 박힌 패션을 탈피해 다채로운 색상, 과감한 스타일로 새로움에 도전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바로 구찌가 원하는 콘셉트 아닐까요? 힙스터의 마음을 사로잡은 브랜드가 오래 갈 수 있을 거라는 것 하나만은 분명해보입니다.(끝) /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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