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고용보험 2100만명 적용하겠다지만…

입력 2020-07-20 17:23   수정 2020-10-05 18:34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고용안전망을 2025년까지 완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취업자 2100만 명을 고용보험에 가입시키는 이른바 ‘전국민 고용보험제’가 핵심이다. 하지만 고용보험제도 전면 확대를 위한 선결 과제인 실시간 소득 파악 시스템 구축 방안 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아 실현 가능성을 놓고 일각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25년 전 국민 고용보험제 완성”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중 ‘안전망 강화’ 분야 관련 브리핑을 열어 “코로나19는 임시일용직,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등 노동시장 약자에게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2025년에는 모든 일하는 국민이 고용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임금근로자만 보호하는 고용보험제도를 대폭 확대해 특고 종사자와 자영업자도 실직하거나 소득이 급감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2025년 고용보험 가입자가 21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취업자 약 2700만 명 중 군인, 공무원, 사립학교 교원, 주 15시간 미만 일하는 사람 등 적용 제외자를 제외한 수치다.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약 1380만 명이다. 정부는 고용보험 자격이 있지만 아직 가입하지 못한 임금근로자 약 100만 명, 특고 종사자 약 250만 명을 2022년까지 우선적으로 가입시켜 1700만 명 이상의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약 400만 명의 자영업자를 2025년까지 추가로 가입시켜 고용보험 가입자를 2100만 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특고 종사자의 산재보험 가입 확대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특고 종사자의 산재보험 가입은 7만8000명 수준에 머물렀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특고 직종을 기존 9개에서 14개로 늘린 데 이어 추후 정보기술(IT) 업종 프리랜서, 돌봄종사자 등도 추가할 예정이다.

노동계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상병수당 제도도 도입한다. 정부는 내년 상병수당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수행한 뒤 2022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상병수당은 다치거나 아파서 일을 못 하는 경우 수당을 주는 것이다.
실행계획·재정 추계는 아직
이날 발표에는 5년 뒤 청사진만 제시됐을 뿐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나 각종 지원 사업에 필요한 보험기금 재정 추계는 담기지 않았다.

정부는 당장 오는 12월부터 예술인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을 시행하고 특고 종사자의 고용보험 적용도 연내 입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고용보험 보험료 징수를 위한 이들의 소득 파악 시스템은커녕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소득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연말께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고용보험 급여 중에서 막대한 재정이 들어가는 육아휴직급여 지원 대상에 특고 종사자 등도 포함시키기로 했지만 비용 추계는 뒤로 미뤘다. 자녀 한 명당 최대 1920만원을 주는 육아휴직급여 지원금은 지난해 총 1조1389억원이 지급됐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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