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울산에 있는 중소기업 한국이엔지와 함께 물속에서 미세먼지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마이크로 버블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0일 발표했다. 배기가스를 물속에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기포 형태로 전환한 뒤 물과의 표면 마찰력, 정전기적 인력 등을 통해 제거하는 기술이다.
미세먼지는 직접 배출되는 경우(1차 생성)보다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 배기가스가 대기, 빛과 만나 생성되는 경우(2차 생성)가 더 많다. 2차 미세먼지는 석회, 촉매 등과 반응시켜 제거하는 방법이 있으나 고가 설비가 필요하고 폐기물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조형태 생산기술연구원 친환경재료공정연구그룹 연구원팀은 한국이엔지가 2008년 개발한 1·2차 미세먼지 제거용 마이크로 버블 설비 성능을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연구팀은 고성능 카메라로 찍은 설비 내부 영상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이 설비가 10~50㎛ 크기의 기포를 균일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유체역학 소프트웨어를 써서 물 높이, 유량, 버블 크기 등 최적의 운전 조건을 찾았다. 미세먼지 제거 기능이 있는 첨가제를 최적으로 배합해 넣는 방법도 확보했다.
6개월간의 연구 끝에 분당 10㎥의 배기가스를 물속에 통과시켜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을 동시에 없앨 수 있는 시제품을 생산했다. 지난 4월 울산의 제지업체 무림P&P에 설치된 시제품은 실증 테스트에서 미세먼지와 황산화물을 각각 99.9%, 99.0% 제거하는 성과를 냈다. 질소산화물은 91.9% 제거가 가능했다.
생산기술연구원 관계자는 “노하우 수준에 머물렀던 중소기업 설비의 원천기술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발전시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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