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이 대법원 판단까지 받게 됐다.
제주지방검찰청은 21일 대법원에 고씨 사건에 대한 상고장을 제출한다. 검찰은 "고유정 항소심 판결이 채증법칙을 어겨 사실관계를 오인했다"면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채증법칙은 증거를 취사선택하는 데 지켜야 할 법칙을 말한다. 검찰이 제시한 유력한 증거를 인정하지 않고 주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법원의 판결은 잘못됐다는 게 검찰측의 주장이다. 검찰은 법리 오해와 양형 부당 등도 상고이유로 내세웠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씨는 의붓아들 살해 혐의까지 추가로 기소됐다. 검찰은 고씨가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께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고유정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나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1심 선고 이후 전남편 살해 사건에 대해 양형부당과 의붓아들 살해 사건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남편인 피해자를 면접교섭권을 빌미로 유인해 졸피뎀을 먹여 살해하고 시신을 손괴·은닉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면서 중형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의 경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볼 수 없어 무죄로 판단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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