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19 확산 후 아시아계 차별 급증…2000건 이상 발생

입력 2020-07-22 07:30   수정 2020-08-05 00:32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차별 사건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연예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아시아퍼시픽 정책기획위원회(A3PCON) 등 인권단체들은 최근 15주 동안 아시아계를 겨냥한 외국인 혐오 또는 인종차별 사건이 2100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지난 석달 동안 832건의 인종차별 사건이 보고됐으며, 이 중 81건은 폭행 사건이었다. 뉴욕시 인권위원회도 "최근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괴롭힘과 적대감 표현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아시아계 성인 미국인 58%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인종차별적 표현이나 무신경한 의견을 접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30%는 비방이나 인종차별적 농담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고, 26%는 위협을 당하거나 신체적 공격을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미 인권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은 "외국인 혐오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사건 보고가 치솟고 있다"며 차별 사례로 아시아계 소유 가게에 대한 인종차별적 낙서, 비디오채팅 중 반아시아적 발언 , 구타, 입장거부 등을 제시했다.

NYT에 따르면 최근 사례들을 조사한 연구진과 인권운동가들은 지도자들의 선동적 언급이 인종차별적 행동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바이러스", "쿵플루(kung flu)" 등의 선동적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아시아계 차별을 멈추라고 호소하는 공익광고가 나와 효과를 발휘할 지 주목된다. 이날부터 방영되는 공익광고에는 소방관, 간호사, 운전기사, 예술가, 유명 셰프 등이 등장해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폭언이나 침뱉기를 당한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이 광고는 미국 광고협의회가 제작하고 에미상 수상 작가인 앨런 양이 제작에 참여했다. "바이러스와 싸워라. 편견과 싸워라"(Fight the virus. Fight the bias)는 당부로 끝난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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