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2일 발표한 ‘2020년 세법 개정안’에는 ISA 가입 요건을 완화하고 각종 혜택을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ISA에 가입하려면 소득이 있거나 농·어민이어야 했지만, 내년부터 만 19세 이상이거나 근로소득이 있는 만 15~19세 국내 거주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돈을 벌지 않는 대학생이나 노년층도 여윳돈으로 ISA 가입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ISA는 예·적금, 주식·채권형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하나의 계좌 안에 담아 운용하는 통합 계좌다. ISA를 통해 연간 2000만원까지 5년간 총 1억원어치의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5년간 소득 200만원까지는 과세하지 않고, 200만원 초과 소득은 9.9%(지방세 포함)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한다. 이 같은 혜택 덕분에 2016년 출시된 뒤 ‘만능 통장’, ‘절세 통장’ 등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지만, 가입 조건이 까다롭고 주식을 직접 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도 시들해졌다.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을 통해 이 같은 ISA의 단점을 개선하기로 했다. 내년 가입·연장분부터 △가입 조건을 대폭 완화하고 △운용자산에 국내 상장법인의 주식을 추가하며 △5년 이상으로 돼 있는 의무 계약기간을 3년 이상으로 완화하고 △계약기간 연장과 계좌해지·만료 후 재가입을 허용한다.
ISA에 주식 양도차손 공제도 가능해진다. 예·적금 이자 소득과 배당소득 등으로 200만원을 벌었는데 주식으로 100만원 손실을 봤다면 총 소득합계액이 100만원으로 인정돼 비과세 대상이 되는 식이다. 다만 대주주의 주식 양도차손은 공제되지 않는다.
정부는 투자금 납입한도는 이월납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가령 가입 1년차 때 1000만원만 납입했다면 2년차 때는 나머지 한도 1000만원을 이월해 총 30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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