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 월 6만 장의 생산 능력을 갖춘 광저우 공장의 양산체제 돌입으로 만성 물량 부족에 시달리던 OLED 패널 시장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LCD 패널 가격 하락 등으로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정 사장은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 미래 성장의 핵심 축”이라며 “광저우 공장 가동을 계기로 대형 OLED 사업의 양적,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질적 성장을 위해 신기술 적용과 제품 다변화, 이종 업체들과의 협업 등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저우 공장엔 가로 2200㎜, 세로 2500㎜의 유리판을 활용하는 8.5세대 OLED 패널 생산라인이 갖춰졌다. 유리판 한 장으로 55인치 TV 6대를 제작할 수 있는 크기다. 생산량은 유리판 기준 월 6만 장이다. 경기 파주 공장(월 7만 장)을 합하면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생산량은 월 13만 장으로 확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에 추가 투자를 단행, 중국 생산량을 월 9만 장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LG디스플레이의 월 생산량도 총 16만 장으로 늘어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광저우 OLED 패널 공장에서 48, 55, 65, 77인치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널 부족 현상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19년 OLED TV 패널 출하량은 330만 장, OLED TV 세트 판매량은 300만 대로 집계됐다. 출하된 패널의 약 90%가 TV로 제작돼 소비자에게 팔려나갔다는 얘기다. 소비자 사후서비스(AS)를 위해 10% 안팎의 패널 재고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완판’인 셈이다.
광저우 OLED 공장의 양산도 당초 일정보다 늦어졌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끊긴 탓이다. LG디스플레이는 공장 조기 가동을 위해 전세기까지 동원했다. 지난 3월 이후 중국으로 급파된 엔지니어만 900여 명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공장 가동의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회사는 LCD 패널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간 이후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왔다. 이날 발표한 올 2분기 실적은 매출 5조3070억원, 영업손실 5170억원이다. 코로나19로 LCD 패널 가격이 떨어지면서 적자폭이 커졌다. 당기 순손실은 5038억원으로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생산량이 55인치 기준으로 연 1000만 장을 넘어서는 시점부터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OLED 패널의 매출로 LCD의 부진을 상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440만 대로 예상되는 OLED TV 패널 출하량은 2025년 120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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