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시범·압구정현대 재건축…서울시 "인허가 절차 진행하자"

입력 2020-07-23 17:21   수정 2020-07-24 02:22

서울시가 재건축 규제를 풀어 주택 공급을 늘리자고 정부에 건의했다. 정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여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23일 정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1일 주택공급방안 2차 회의에서 “잠실주공 5단지, 여의도 시범아파트, 압구정 현대아파트(사진) 등의 재건축 인허가 행정절차를 진행하자”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국토부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지금 절차를 밟는다고 해도 재건축단지 입주까지는 최소 5~10년 걸린다”며 “서울시의 건의는 정체돼 있는 것을 풀자는 의미”라고 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지 않아 조합 설립을 하지 못하고 있다. 15일 1차 회의에 이어 열린 2차 회의에서 서울시가 강남 재건축단지의 행정절차를 시작하자고 제안한 이유다.

행정 절차를 진행하면 속도를 낼 수 있는 곳으로는 잠실주공5단지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여의도 시범아파트,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규제만 풀어도 새로 5만여 가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택지 개발로 거론되는 태릉골프장은 1만여 가구밖에 공급이 안 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권 주요 재건축단지의 기존 용적률이 낮아 일반분양 물량을 대거 늘릴 수 있다”며 “임대 물량을 대폭 늘리면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면 주택 공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부가 서울시 건의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재건축이 추진되면 강남권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재건축 규제 완화는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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