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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리 이외에도 일본에선 원격진료 벤처기업 수십 곳이 창업해 각종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쿄대 의대생들이 의료 관련 벤처에 많이 도전한다는 소식도 있다. 일본 정부가 2015년부터 전개한 원격의료를 향한 규제 완화가 결실을 보는 모양이다. 일본 정부는 올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더욱 규제를 완화해 초진환자들도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의 움직임은 더욱 활기차다. 태국 BDMS는 중국 의료업체와 제휴해 진찰부터 약 배달까지 일괄 서비스하는 원격의료 시스템을 마련했다. 진찰 후 빠르면 1시간 이내에 자택과 사무실에 약이 도착한다. 인도는 인공지능(AI)이 증상을 진단하는 시스템도 구비했다. 말레이시아 IHH는 8개국에서 온라인 진료를 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원격의료는 인구당 의사 수가 적고 지역 간 의료 격차가 큰 곳에 잘 먹힌다. 의료법 체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온라인에 대한 규제장벽이 낮은 국가에서 잘 돌아가기도 한다.
원격의료는 디지털산업 관점에서 큰 혁신이고 도전이다. 기존 산업 시스템을 재편하고 새로운 시스템으로 갈아타는 것이다. 미국 기술잡지 테크놀로지리뷰에서 뽑은 올해의 젊은 혁신가 35명 중 8명이 의료계에서 나온 것도 그 이유다. 이들은 질병을 빠르고 쉽게 진단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고, AI를 통해 치매 치료법을 찾기도 한다. 뇌 상태로 센서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혁신가도 있다. 아마존이 미국 5곳에 원격 의료센터 20개를 설치한 것도 그런 산업에 진출하기 위한 전초전으로 읽힌다.
문재인 정부가 디지털 뉴딜을 추진하면서 원격의료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원격의료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앞으로 부가가치 창출이 가장 큰 의료산업이 국제 경쟁력에서 뒤처지지는 않을지 걱정된다.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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