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십 경력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법정에서 검찰과 공방을 주고받았다. 검찰이 범행 동기를 입증하겠다면서 조 전 장관 가족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공개하자 최 대표 측 변호인은 "비겁하다"고 비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23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최 대표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서증조사 진행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의 일가족이 서로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여럿 공개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아들의 인턴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달라고 최 대표에게 부탁한 과정과 범행 동기를 입증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 측 변호인은 "조 전 장관 가족들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피고인은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부모들이 자녀 입시에 도움을 줬다는 내용을 구구절절 서증조사에서 다룰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이후에도 계속 증거를 제시하자 최 대표 측 변호인은 반발했다. 변호인 측은 "여기서 이렇게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것은 검사가 너무 비겁한 것 아니냐"면서 "피고인에 대한 재판인지 정경심 교수에 대한 재판인지 의아하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본인 재판이 아니고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는 조건에서 무차별적으로 가족에 대한 내용이 공개되는 것은 분명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검찰은 "변호인은 '검사가 비겁하다'는 언행을 썼다"며 "이런 표현을 자제하도록 재판장이 소송지휘를 해주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이날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정 교수는 2017년 10월 16일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였던 최 대표와 통화한 뒤 문자메시지로 '메일을 보냈다'고 알렸다. 최 대표는 '내일 오후 2시쯤 찾아가시게 준비하겠다'고 회신했다. 다음 날 최 대표는 정 교수에게 '그 서류로 A(조 전 장관 부부 아들)가 합격하는 데 도움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고, 정 교수는 '연고대를 위한 건데 어쩌면 좋을지'라고 회신했다.
검찰은 이 같은 메시지들과 조 전 장관 아들의 하드디스크에서 인턴 확인서 파일이 발견된 점, 그리고 조 전 장관 아들이 여러 차례 대학원에 지원하면서 청맥의 인턴 기간을 서로 다르게 쓴 점 등을 근거로 인턴 확인서가 허위라고 주장했다. 또 조 전 장관 부부가 2015년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이던 아들에게 온라인 퀴즈 시험 사진을 전송받고 정답을 보내준 문자메시지 등을 공개했다. 변호인은 이 또한 반발했다.
검찰은 최 대표가 작성한 우편진술서의 내용이 증거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진술서에서 조 전 장관 아들에게 직접 요청받고 인턴십 확인서를 써줬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확인서를 요청한 것은 정 교수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2017년 1월부터 조 전 장관 아들이 실제로 인턴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최 대표가 정 교수에게 같은 해 5월 보낸 문자메시지에서는 'A 목소리도 오랜만에 들었다'고 언급한 것으로 나왔다.
검찰은 "피고인이 발행한 확인서에 있는 내용과 달리 사실 A씨를 만나지 않았음을 드러내는 주요 증거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 측 변호인은 "인턴 활동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인턴 확인서 때문에 A씨가 대학원에 합격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의 신청을 받아들여 정 교수와 아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증인 신문은 오는 9월 15일 공판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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