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거래·횡령·검사방해…옵티머스, 작정하고 사기쳤다

입력 2020-07-23 10:00   수정 2020-07-23 10:11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부정거래와 펀드자금 횡령 등 다수의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펀드와 고유재산 관리를 진행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신속한 피해구제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옵티머스운용, 부정거래·자금횡령·검사방해 등 불법행위
금융감독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인 옵티머스운용에서는 다수의 불법행위가 발견됐다. 옵티머스운용은 펀드 자금을 부동산·개발사업 등 위험자산에 투자할 목적이었음에도 투자제안서에는 실제와 달리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직·간접 투자하는 것으로 기재하는 등 부정거래 행위를 했다.

펀드 자금을 횡령한 사실도 드러났다. 펀드 내 자금은 수차례의 이체 과정을 거쳐 대표이사 개인명의의 증권계좌로 입금됐다. 대표이사는 이 자금을 이용해 주식 및 선물옵션 등에 투자했다. 옵티머스운용은 허위자료 제출, 자료 은폐 등의 방식으로 금감원의 검사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펀드 자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대여하고 시행사로부터 금융자문수수료를 수취하는 등 이해상충금지 의무도 위반했다.

옵티머스펀드를 가장 많이 판 NH투자증권에 대한 현장검사는 2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옵티머스펀드 판매 심사 과정에서 상품구조, 투자대상 자산의 실재성 등을 확인했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또 사내 설명자료 등이 신탁계약에 기재된 투자목적 등과 차이가 있는지, 원금손실이 없는 것처럼 오인할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무관리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과 수탁회사인 하나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는 지난 17일 종료됐다. 당국은 예탁원이 옵티머스펀드 편입자산 정보를 실제 운용정보와 다르게 만들었는지 살펴봤다. 하나은행에 대해서는 옵티머스 운용지시가 신탁계약대로 이뤄졌는지, 펀드 편입자산 원리금 상환시 실제 입금 주체를 확인했는지 등을 검사했다. 법규위반 여부는 내부 검토와 제재절차를 통해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투자자 보호 최우선 과제"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안들도 진행 중이다. 먼저 금감원은 투자금 회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판매사와 공조해 채권 보전을 위한 가압류 신청 등 절차를 진행했다. 금감원 관리인ㅍ판매사 등 약 20명이 신속하게 자산실사 절차에 들어갔다. 펀드와 편입자산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펀드 이관도 추진한다.

분쟁조정에도 나선다. 옵티머스펀드와 관련해 총 69건의 분쟁조정 신청이 있었다, 검사결과 분석, 3자 면담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빠른 시일 내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분쟁조정은 자산실사와 환매 진행결과, 검사결과 등을 고려한 법률검토 결과에 따라 처리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옵티머스 펀드의 채권보전 등을 진행 중에 있다"며 "피해구제를 위해 분쟁조정 가능 여부도 신속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옵티머스펀드의 판매잔고는 5151억원, 46개다. 이 가운데 24개 펀드, 약 2401억원의 환매가 연기되고 있다. 나머지 22개 펀드도 환매 연기 펀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산으로 구성돼 만기가 도래하면 환매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

NH투자증권이 약 84%에 달하는 4327억원을 판매했다. 하이투자증권은 325억원, 한국투자증권은 287억원, 케이프투자증권은 148억원을 팔았다. 투자자는 1166명이다. 개인투자자가 982명, 법인투자자는 184명이다. 개인은 2404억원, 법인은 2747억원을 투자했다.

이송렬/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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