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이면 미국 대선(11월 3일)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음달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열 예정이었던 공화당 전당대회를 전격 취소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8월 24~27일 플로리다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할 계획이었다. 플로리다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두드러진 지역이다. 전당대회 취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가 난항에 빠졌다는 걸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전대 개최 주장을 굽히지 않았으나 계속되는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백기를 든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코로나19 심각성을 축소했으나 지난 21일 석 달 만에 코로나19 브리핑을 재개하고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전대 취소는 트럼프의 재선 가도가 난항에 빠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의 특기인 대규모 집회에 대한 애착으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플로리다로 전대 장소까지 바꾼 트럼프 대통령이 한발 물러선 것은 최근 지지율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행사를 고집할 경우 후폭풍이 클 것이란 위기가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이번 전대 취소는 선거자금 모금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전대에서 2억달러(약 2400억원) 기부 약정을 받아뒀는데, 대회 취소로 일부는 기부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6만~7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416만9991명을 기록했다. 브렛 지로아 보건복지부 차관보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규 확진 사례를 일일이 추적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이는 하루 감염자가 20만 명씩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너무 많아 접촉자를 파악하고 진단 검사를 모두 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감염 사례는 확진자 수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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