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부총리는 이미 여러 차례 “곧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공수표를 날렸다. 작년 7월 “(지난해) 2분기를 시작으로 성장률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지만 결과적으로 허언이 되고 말았다. 지난해 12월에는 “내년 상반기 중 경기를 반등시키겠다”고 장담했지만 이 약속 또한 지켜지지 못했다.
올 들어 코로나 여파로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경기는 코로나 이전에 이미 빈사상태였다는 게 적잖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소득주도성장으로 대변되는 정책 실패와 갈수록 촘촘해지는 규제로 기업들이 투자에 손을 놓다시피 하면서 경기는 오래전부터 기울고 있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경제부총리가 계속 국민을 상대로 ‘희망고문’을 하니 당장 곤란한 상황만 면하려 든다는 비판을 받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 경기는 코로나 직격탄까지 맞아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성장률 쇼크의 직접 원인이 된 지난 6월 수출은 10.9% 줄어 석 달째 두 자릿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코로나 확산세가 가속되고 있다”며 “수출 감소 폭이 예상보다 대단히 컸다”고 경고한 마당이다.
‘경제는 심리’라는 점에서 경제총사령탑으로서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성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합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나라 안팎의 전문가들이 암울한 전망을 내놓는 마당에, 2분기 ‘V자형 반등’에 성공한 중국과 비슷한 경로를 뒤따를 수 있다는 부총리의 막연한 전망은 신뢰를 주기 어렵다. 그보다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는 비아냥거림만 불러올 뿐이다. 경제부총리의 말이 자꾸 ‘양치기 소년’의 말처럼 여겨진다면 정책은 물론 정부 신뢰마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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