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에서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진행 중이던 여성 BJ의 신체를 몰래 찍은 20대 남성이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아프리카TV BJ로 활동하는 김옥분씨(BJ명: 영통동맛집)는 24일 경기 시흥시의 한 PC에서 손님이 PC를 이용한 좌석을 키보드를 닦고 의자를 정리하는 등 아르바이트를 하는 내용의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오후 12시 13분쯤이다. 형광색 원피스를 입은 김씨가 좌석을 청소하는 도중에 모자를 쓴 한 남성 A씨가 김씨의 뒤에서 엉덩이 부분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댔다.
김씨는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실시간으로 방송을 시청 중이던 시청자들이 A씨의 행동을 실시간 채팅을 통해 알렸다. 시청자들은 "안경 쓰고 모자 쓴 사람이 몰카 찍는다" "얼른 잡아라" 등의 댓글을 올렸다.
이에 김씨는 "나도 소리는 들리긴 했다"라며 "옆에 있다"라고 말한 후 A씨에게 다가가 "아까 혹시 뭐 사진 찍으셨냐"고 물었다. 이에 A씨는 "안 찍었다. 지나가서 오해하시는 것 같다. 친구들 찾으려고 지나간 것 뿐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남성이 몰카를) 찍고 카메라 발견 후 놀라서 지웠다"라며 상황을 전했고, "CCTV를 확인해라" 등의 채팅을 올렸다. PC방에 설치된 CCTV 영상에는 A씨의 범죄 현장이 담겨있었고 이를 확인한 김씨는 범행을 추궁하자 A씨는 "죄송하다"고 답했다.
김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입건됐다. 경기 시흥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불쾌함 또는 수치심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상관없이 촬영하는 몰카 범죄로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한다.
이 같이 불법촬영을 한 사실이 적발된 경우 엄벌에 처해지지만, 몰카범죄 발생 및 재범률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이 발표한 '2020 성범죄백서'에 따르면, 2013년 412건에 불과하던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발생은 재작년 2388건으로 약 6배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