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기차 보조금, 테슬라가 900억 싹쓸이"

입력 2020-07-26 11:05   수정 2020-07-26 11:07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 승용차 보조금을 미국산 테슬라가 43%를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모델S 롱레인지는 가격이 1억799만원에 달할 정도의 고가지만, 보조금까지 2000만원 가까이 받을 수 있다. 보조금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26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전기차·수소차 판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전기차는 2만2267대가 팔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0% 늘었다.

차종별로 보면 전기 승용차의 판매량은 2.7% 감소한 1만6359대였다. 국내 제작사의 경우 신모델 출시 지연, 대당 보조금 축소, 개인완속충전기 보조금 폐지 등으로 판매량이 작년에 비해 43.1% 감소했다. 그러나 수입차는 신모델 판매증가 등으로 564.1% 급증했다. 특히 모델3를 앞세운 미국산 테슬라가 7080대를 판매해 보조금 900억원을 쓸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 화물차는 가격과 성능에서 경쟁력 있는 양산형 모델이 출시되고 화물차 운송사업허가 혜택 등이 제공되면서 판매가 증가했다. 상반기에만 연간 보조금 규모(5500대)의 91.5%인 5031대가 판매됐다.

전기버스는 지방자치단체의 친환경 버스 전환 정책의 강화로 보조금 규모가 확대되면서 작년 대비 64.5% 증가한 181대가 보급됐다. 전기승합차는 대부분의 제작사가 작년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계 버스 판매가 작년 대비 105.9%가 성장해 상반기 전기버스 중 중국산의 점유율은 작년 30.9%에서 38.7%로 늘어났다. 보조금은 전체 전기버스 보조금 중 59억원(35.1%)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체별로 보면 국내 제작사는 1만4563대를 판매해 작년 상반기보다 13.7% 줄었다. 시장 점유율도 93.2%에서 65.1%로 하락했다. 현대차는 전기 화물차의 성장에도 승용차 판매 감소로 전체 판매가 2.9% 줄었다. 기아차도 승용차 판매가 54.6% 하락해 전체 판매가 작년보다 23.7%로 점유율을 낮췄다.

반면 미국산 테슬라는 모델3의 본격적 투입 확대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작년 상반기 대비 1587.8% 성장하면서 상반기 전기 승용차 점유율이 43.3%로 확대됐다. 상반기 승용차 보조금 수령 규모는 약 900억원으로 전체 전기 승용차 보조금 중 43%를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만기 협회장은 "전기동력차 보급은 차량 성능뿐만 아니라 보조금 정책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된다"며 "자국 기업에 유리하게 보조금 제도를 만들어가는 점 등을 고려해 우리 정부도 보조금 제도를 개선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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