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80세 정년 회사' 등장…정년제 없앤 기업도 2.6%

입력 2020-07-26 14:13   수정 2020-07-2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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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의 진전에 따라 정년퇴직 연령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인 일본에서 80세 정년제를 정식 채택한 회사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증시 상장사인 가전제품 판매업체 노지마가 고용계약 연령을 65세에서 80세로 15년 높였다고 26일 보도했다. 본사 직원과 매장 판매사원까지 직종에 관계없이 3000여명의 전 직원이 적용 대상이다. 65세부터 건강상태와 근무태도를 바탕으로 80세까지 매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80세 상한' 역시 어디까지나 체력적인 면을 고려한 설정일 뿐 계속해서 일할 의욕이 있는 사원은 80세 이후에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게 이 회사의 입장이다. 노지마는 소니, 파나소닉 등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이 파견하는 판매지원 인력에 의존하지 않고 점포를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폭넓은 상품지식과 고객 응대 노하우를 가진 고참 판매원은 자연스레 이 회사의 핵심전력으로 대접받고 있다.

내년 4월 개정 고령자 고용안정법 시행을 앞두고 일찌감치 유능한 인재를 확보해 두려는 것도 노지마가 정년을 대폭 연장한 이유다. 개정 고령자 고용안정법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정권이 주창하는 '70세 현역사회'의 실현을 위해 마련된 제도다. 법이 시행되면 일본 기업들은 근로자들에게 70세까지 취업기회를 보장하도록 의무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노지마는 정년을 대폭 연장함에 따라 매장 이동이나 서 있는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근무환경을 바꿔 나이가 많은 판매인력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대형 가전양판업체인 비쿠카메라는 판매원이 내점 고객에게 모니터로 상품정보를 설명하는 원격 방식을 일부 운영하고 있다.

70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일본에서는 65세인 법적 정년을 연장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18년 후생노동성 조사에서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정한 기업은 17%에 달했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서밋의 정년은 75세다. 아예 정년제도를 폐지한 회사도 2.6%에 달한다. 정년제를 폐지한 회사를 포함해 정년이 65세 이상인 기업은 19.6%로 10년 전(10.5%)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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