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럼프’ 전략 통할까…美 대선 좌우할 5대 변수

입력 2020-07-26 17:45   수정 2020-07-27 01:20

미국 대선(11월 3일)이 26일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압도적이다. 정치 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집계한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바이든(49.6%)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40.9%)을 8.7%포인트 앞서고 있다. 개별 여론조사에선 지지율 차이가 두 자릿수로 벌어질 때도 많다. 물론 석달 뒤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미 대선을 좌우할 5대 변수를 짚어본다.
‘뉴트럼프’ 전략 통할까
현재 최대 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에서 트럼프가 유권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다. 트럼프가 바이든에게 밀린 결정적 계기가 코로나19 대응 실패이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이 지난 19일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코로나19 대응에서 ‘바이든을 신뢰한다’가 54%, ‘트럼프를 신뢰한다’가 34%였다.


불리한 여론조사가 이어지자 트럼프는 ‘노(no) 마스크’ 고집을 꺾고 마스크 착용을 지지한 데 이어 8월 24~27일 플로리다에서 예정됐던 공화당 전당대회 취소, ‘올 가을학기 무조건 개학’ 방침 철회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글러스 브링클리 대통령 역사학자는 WP에 “트럼프가 거대한 리셋(재설정)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를 ‘뉴트럼프’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이런 모습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국민이 이런 모습을 믿어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샤이 트럼퍼’ 위력 재현될까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때 불리한 여론조사를 뒤집고 승리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샤이 트럼퍼’의 힘이 컸다. 트럼프가 최근 여론조사를 “가짜”라고 공격하는 것도 샤이 트럼퍼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2016년과 지금은 차이가 있다. 당시 트럼프는 7월 중순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의 여론조사 격차를 2~3%포인트 차로 좁혔고 7월 말엔 한때 역전에도 성공했다. 지금은 바이든이 8~9%포인트대 우위를 지키고 있다. 바이든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의 핵심 지지세력이었던 백인 노동자층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주 노동자 가정 출신인 데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비슷한 ‘바이 아메리칸(미국산 제품 구매)’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경제 회복은 언제?
ABC 방송은 최근 대선 전망 기사에서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지혜는 바뀌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코로나19 전만 해도 사상 최장 호황과 반세기 만의 최저 실업률이 이어지면서 트럼프의 재선이 유력시됐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실업자가 늘고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트럼프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일부 주에선 ‘2차 봉쇄’ 움직임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경제가) V자 회복을 넘어 로켓처럼 반등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TV토론에서 바이든 말실수할까
바이든은 과거 잦은 말실수로 구설에 올랐다. ‘(1997년 사망한) 덩샤오핑과 (2016년 체결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논의했다’ ‘(2013년 사망한) 마거릿 대처가 트럼프의 미국을 걱정한다’는 식이다. 트럼프는 바이든의 인지력에 문제가 있다고 공격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TV토론에서 ‘거짓 팩트’로 바이든을 수세로 몰아넣을 가능성도 염려한다. 이런 이유로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최근 칼럼에서 “TV토론에 실시간 팩트체크팀이 참여하지 않으면 바이든이 TV토론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TV토론은 9월 29일(인디애나주 노트르담), 10월 15일(플로리다주 마이애미), 22일(테네시주 내슈빌) 세 차례 열린다.
바이든 러닝메이트는
바이든은 77세로 트럼프 대통령(74)보다 고령이다. 이번에 당선돼도 재선 도전은 부통령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임기 중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다. 이 때문에 올해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다른 대선 때와 달리 ‘대통령급’ 관심을 받고 있다. 바이든은 러닝메이트로 여성을 지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인종차별 시위 이후 흑인 또는 유색인종 여성을 지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바이든은 8월 초 부통령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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