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월북 공식 확인…"탈북민, 18일 경찰서 신고했지만 묵살"

입력 2020-07-27 08:04   수정 2020-07-27 08:06


우리 군이 월북자 발생을 공식 인정했다. 20대 남성인 이 북한 이탈 주민(탈북민)은 지난달 지인 여성을 자택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구속영장도 발부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경기 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탈북민 김모(24) 씨는 지난달 강간 혐의로 한 차례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은 뒤 경찰에 입건됐다. 지난달 중순 김포시 자택에서 평소 알고 지낸 여성 A씨를 성폭행한 혐의다.

김씨는 남자친구와 다투고서 전화 통화로 하소연을 하던 A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렀고, 함께 술을 마신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2017년 탈북한 김씨는 북한에서 학교를 나왔으며 한국에 정착한 뒤 직장에도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지인인 한 탈북민 유튜버는 방송을 통해 "지난 18일 새벽 2시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김씨의) 문자가 떴다"며 "'누나 같은 분을 잃고 싶지 않았는데 죄송하다. 살아서 어디에 있든 간에 꼭 갚겠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 유튜버는 "'그래 괜찮아. 그럴 수 있다. 누나는 이해해 줄게'라고 답장을 했는데 아직 읽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고 했다.

탈북민 김씨는 평소 이 유튜버의 승용차를 자주 빌려 이용했고, 지난 17일 오후 4시55분께 해당 차량이 일산대교를 통과한 하이패스 기록도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김포 자택 아파트의 보증금도 찾고 이 탈북민 유튜버의 승용차도 파는 등 3000만원 가량을 모아 미 달러로 환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유튜버는 김씨의 지인으로부터 그가 "월북하겠다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이달 18일 오후 경찰서에 찾아가 해당 사실을 알렸으나 경찰관이 무시했다고도 주장했다.

이 유튜버는 "형사가 자기네 부서가 (관할이) 아니라고 했다"며 "'진짜로 넘어가면 보라'는 마음으로 경찰서 입구에 있는 (경찰관) 얼굴 사진도 찍었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군 당국도 북한 보도가 나온 지 약 8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월북자 발생'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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