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감시카메라(CCTV)가 가장 많은 도시 20곳 중 18곳이 중국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이 세계 최고의 감시 국가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영국 정보기술(IT) 전문 컨설팅 업체 컴패리테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에서 CCTV가 가장 많이 설치된 상위 20개 도시 가운데 18곳이 중국의 도시이며, 세계에 있는 CCTV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설치돼 있다고 밝혔다.
CCTV가 가장 많은 곳은 중국 수도 베이징으로 115만대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구 1000명당 60대꼴로 CCTV가 설치돼 있는 것이다. 2위는 중국 상하이로 100만대의 CCTV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1000명당 CCTV가 가장 산시성 타이위안이었다. 46만5000대의 CCTV가 설치돼 있는데 타이위안의 인구가 4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1000명당 110대 꼴이다. 2위는 장씨성의 우시로 나타났다. 중국 외 도시로는 영국 런던이 3위로 꼽혔으며 인도의 공업도시 하이데라바드가 16위로 집계됐다.
영국 데이터 제공업체 IHS마킷의 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 4.1명당 1대의 CCTV를 설치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CCTV는 4.6명당 1대였다. IHS마킷은 중국이 2021년까지 5억6700만대의 CCTV를, 미국은 8500만대를 설치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공공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했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감시카메라를 확대하는 것과 범죄율 하락은 연관성이 적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콩중국대 중국연구센터에서 디지털 정책을 연구하는 세버린 아르센 교수는 "CCTV의 대량 설치는 절도나 폭행 등 공공장소에서의 사소한 범죄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만 금융 범죄나 탈세처럼 감시 범위에서 벗어난 범죄는 포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억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선 범죄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감시당하지 않는 지역으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서방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CCTV를 비롯한 IT 장비들이 주민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티베트자치구 등에선 CCTV를 통해 소수민족에 대한 강도 높은 감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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