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는 지구를 도는 인공위성을 통해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차량, 항공기, 선박 운항뿐 아니라 기상, 어업, 임업, 토목 측정, 금융 서비스 등에까지 이용된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다. 전투기, 함정, 무인공격기, 지상 전투 등 군사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용된다.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에 중국이 강력한 도전자로 떠올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은 이로써 미국 GPS와 러시아 글로나스, 유럽연합(EU) 갈릴레오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자체 위성항법시스템을 갖췄다. 중국 정부는 베이더우 개발에 모두 100억달러(약 11조90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더우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이미 70%를 넘었다. 중국 내 스마트폰의 약 80%에 베이더우 수신 장치가 장착돼 있다. 일반 차량 6600만 대, 우편 및 택배 차량 5만1000대, 공무용 선박 1356척, 수상 보조시스템 8600개, 항공기 300대에 베이더우 시스템이 적용됐다.
지난해 중국의 베이더우 서비스산업의 총생산액은 3450억위안(약 59조원)으로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를 베이더우 서비스산업 발전 원년으로 삼았는데, 산업 가치가 4000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GPS(35개 위성)보다 많은 위성(55개)을 운용한다는 점을 내세워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24시간 고정밀 위치와 시간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활용해 베이더우 서비스 지역을 현재 100여 개국에서 크게 늘려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미 파키스탄, 태국, 쿠웨이트 등 중국의 전통 우방과 상당수 일대일로 참여국이 베이더우 시스템을 도입했다.
군사 분야에서도 미국 GPS와 중국 베이더우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베이더우를 이용해 정밀 유도 무기 등을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더우는 일반용과 군사용으로 나뉘어 서비스된다. 무료로 공개되는 일반용은 위치 오차가 5~10m지만 암호화된 군사용은 오차 범위가 10㎝ 이내에 불과하다. 30㎝ 이내로 알려진 미국 GPS보다 더 정확하다는 게 중국 측의 주장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딘 쳉 수석 연구원은 “앞으로 민간·군사용 위치확인 서비스 시장은 미국 GPS와 중국 베이더우를 겸용하는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정부는 베이더우를 이용해 대외 영향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토퍼 노먼 영국 노섬브리아대 우주정책학과 교수는 “중국은 대규모 경제 원조를 앞세워 서비스 지역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이나 삼성 등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베이더우 시스템을 장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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