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하루 확진자 수가 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29일 하루에만 총 1264명의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되면서 일본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NHK가 각 지방자치단체와 후생노동성의 발표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신규 확진자는 도쿄도에서 250명, 오사카부에서 221명, 아이치현 167명 등 총 1264명이 확인됐다. 일본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에서는 7월 들어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16일 600명을 넘더니 23일, 28일엔 981명으로 최다 확진자를 경신했다. 이후에도 27일(598명)을 제외하면 700~800명 대를 유지했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 수는 3만4220명이 됐다. 같은 날 도쿄도, 오사카부,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등 총 4명이 사망하면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도 1019명으로 늘었다.
오사카부도 하루 최다 확진자를 기록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는 이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감염자가 늘고 있다"며 "향후에도 감염자 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고령자와 (중증화)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20대, 30대 사람은 행동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번화가에서의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감염 대책을 취하지 않는 음식점 등을 보상 없이 휴업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도쿄, 아이치 등 대도시권과 대책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정부와도 협의할 생각을 시사했다.
최근 일주일 사이 확진자가 6000명 넘게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긴급사태를 선언할 당시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괜찮다는 반응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도쿄를 중심으로 신규 감염자 증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감염자가 많고 60세 이상 감염자는 적으며, 중증자가 적은 점 등에서 4월 긴급사태 선언 때와는 다르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이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일본 정부는 방역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경기 부양을 선택한 상황이다. 국토교통성은 이달 22일부터 국내 여행 비용 일부를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을 시행 중이다.
각지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 여행을 장려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으나, 일본 정부는 도쿄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을 뿐 고투 트래블 자체를 연기하지는 않았다.
상황에 이렇게 되자 일본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전날 신규 확진자가 1200명을 넘었다고 보도하면서 "정부가 목표로 하는 감염대책과 경제의 양립은 구체적인 대응책이 부족한 채로는 좌절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해외처럼 검사 체제를 정비한 후 지역과 대상을 좁힌 중점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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