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박원순 성추행 의혹' 직권조사 나선다 [종합]

입력 2020-07-30 14:13   수정 2020-07-30 14:16


국가인권위원회는 30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둘러싼 성희롱·성추행 의혹을 직권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이날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제26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직권조사 계획안' 안건을 비공개 심의해 직권조사 실시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인권위는 "제삼자 진정으로 인권위에 접수된 진정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와 소통하던 중 피해자가 직권조사를 요청했다"며 "직권조사 요건 등을 검토해 직권조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별도의 '직권조사팀'을 구성해 박 전 시장에 의한 성희롱 등 행위와 서울시의 피해 묵인·방조를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상 '성희롱' 개념에는 위력에 의한 성추행이나 성폭력, 강제추행, 성적 괴롭힘 등이 포함된다.

인권위는 또 성희롱 등 사안에 관한 제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선출직 공무원에 의한 성희롱 사건 처리 절차도 함께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영애 인권위원장을 비롯해 인권위 상임위원인 정문자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 이상철 위원(옛 자유한국당 추천), 박찬운 위원(대통령 지명)이 참석했다.

인권위 상임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 구성위원 4명 중 3명 이상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


인권위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상임위를 개회해 공개 안건들을 먼저 심의하고, 오전 11시 47분께부터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해 '직권조사 계획안' 안건을 심의했다.

직권조사는 피해 당사자 등으로부터 진정이 없더라도 인권위가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중대하다고 판단할 경우 직권으로 개시하는 조사 형태다.

앞서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와 여성단체들은 지난 28일 서울시가 주도하는 진상조사를 거부하고 독립기구인 인권위가 이번 사안을 직권으로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아울러 2차 가해에 대한 국가·지자체의 적극적인 조치와 공공기관 기관장 비서 채용 과정상 성차별적 요소에 대한 실태조사, 선출직 공무원의 성범죄 등 비위에 대한 견제조치 마련 등 제도개선 요구들도 담겼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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