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30일 연결 기준으로 매출 12조8338억원과 영업이익 4954억원을 냈다고 발표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9%, 영업이익은 24.1% 줄었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기대 이상의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요국 가전유통 매장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실적 버팀목은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본부였다. 5조1551억원의 매출과 62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없었던 지난해 2분기(영업이익 7175억원)에 버금가는 성과를 냈다. 생활가전 시장의 맞수인 월풀과 격차를 벌렸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월풀은 원화 기준으로 2분기 4조9345억원의 매출과 9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기준으로 월풀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54%에 이르는 반면 LG전자는 24%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매장 셧다운의 타격을 월풀에 비해 덜 받았다.
TV가 주력인 HE본부도 우려에 비해 나은 성과를 냈다. 매출은 2조2567억원, 영업이익은 112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나노셀 TV 등 프리미엄급 제품이 꾸준히 팔리면서 이익을 방어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본부는 매출 증가가 눈에 띈다. 전 분기보다 30% 이상 늘어난 1조308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적자 탈출엔 실패했다. 2분기 영업손실은 2065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하반기 실적 개선을 자신했다. 회사 관계자는 “억눌렸던 상반기 수요가 하반기로 이연되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특히 OLED TV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본부의 만성적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외주 생산을 늘리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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